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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메이커] 낸시 펠로시, 선거 지고도 건재… 공화당과 '리턴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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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메이커] 낸시 펠로시, 선거 지고도 건재… 공화당과 '리턴 매치'

입력
2010.11.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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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과 민주당이 내년 1월5일 출범하는 112대 의회의 하원을 이끌 지도부를 17일 각각 확정했다. 공화당은 예상대로 존 베이너 현 원내대표를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했고, 민주당은 낸시 펠로시 현 하원의장을 당 서열 1위인 원내대표에 올렸다. 하원은 내년 의회 개회일에 양당 의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하원의장을 선출하나 다수당이 의장직을 갖기 때문에 베이너 대표의 하원의장 선출은 사실상 이날 확정됐다.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의 당 서열 1위인 베이너 대표가 의장직에 오른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선거에 진 펠로시 의장이 재신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용퇴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이 펠로시 의장을 내칠 수 없었던 이유를 5가지로 정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맞짱'을 뜰 수 있는 유일한 당내 인물이 펠로시 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책임이 펠로시가 아닌 오바마 대통령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중도노선으로 선회하려 할 경우 이를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있도록 색깔 짙은 진보주의자인 펠로시를 재신임했다는 것이다.

펠로시의 당내 위상도 독보적이다. 캘리포니아는 이번 하원선거에서 수성에 성공했다. 펠로시는 34명의 캘리포니아 출신 의원들의 좌장이다. 여기에 32명의 당내 여성의원이 뒤에 버티고 있고, 가장 큰 계파인 '진보주의 코커스'의 리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펠로시에 대한 '공포'도 한몫 했다. 막강한 정치적 자산을 무기로 그는 싸움닭처럼 의정을 이끌었다. 마음에 안 드는 상대의 제거 시도도 서슴지 않았다. 서열 2위인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가 온건파라는 이유로 대표직을 빼앗으려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음은 그의 걸출한 입법전략과 선거자금 동원력이다. 펠로시의 치밀한 전략이 없었다면 건강보험 개혁은 소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당내 의원들은 모두 인정한다. 또 민주당은 중간선거로 2,000만달러의 빚을 졌는데 이 빚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펠로시 뿐이다. 여기다 민주당이 펠로시를 당의 '자존심'으로 본다는 점도 작용했다.

펠로시 의장이 원내대표로 재등장하면서 내년 의회에서 베이너 하원의장이지휘하는 공화당과의 한판 격돌은 불가피해졌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수백만달러를 쏟아 부으며 펠로시를 민의를 거스르는 '악당'으로 묘사하는데 총력전을 폈다. 베이너의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를 펠로시 때문이라고 몰아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의 타협에 쉽게 나설 수 없는 이유로 미 언론들은 펠로시를 지목하고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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