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프트권 다양화·셔틀버스 노선확대
드디어 ‘시즌’이 시작됐다. 스키와 스노보드 마니아들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바로 그 시즌이다. 강원권 스키장을 시작으로 슬로프를 본격 가동, 순백의 설원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반가운 한파에 힘 입어 18, 19일 강원권 대부분의 스키장들이 활짝 문을 열었다. 아직은 서너 개의 슬로프만 운영되고 있지만 좀더 날씨가 매서워지면 제설기의 힘찬 엔진 소리와 함께 나머지 슬로프들도 곧 눈으로 채워질 것이다.
이번 2010~2011 시즌, 스키장들은 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거대한 시설경쟁 보다는 좀 더 편하고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싸움 양상이다. 올 시즌 스키장의 테마는 실속이다.
그 첫번째는 리프트권의 혁신이다. 오전권, 오후권, 종일권 등으로 굳어있던 스키장 리프트권이 고객의 수요에 맞춘 새로운 권종으로 변신을 시작했다. 더 많은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한 무료 셔틀버스는 노선확대는 물론 직접 버스가 직장으로 찾아가는 픽업시스템까지 선보인다. 설질을 좋게 하기 위해 스키장들마다 제설 기계 늘리기 경쟁을 벌이고, 동호회나 여성 전용 쉼터를 마련해 스키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번 시즌 스키장의 새로운 변화를 테마별로 묶어 소개한다.
타임패스, 플렉서블권... 리프트권 혁신
실속
리프트권 혁신에 불을 당긴 곳은 곤지암리조트다. 곤지암은 새로운 시간권인 ‘타임패스’를 내놓았다. 기존 권종 운영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만큼을 선택해 즐길 수 있는 리프트권이다. 교통이 막혀 스키장 도착이 늦거나 장비 렌탈 등으로 시간이 지체됐을 경우에 유용하다. 예를 들어 오전 10시에 슬로프에 도착한 고객이 오후 2시까지 스키를 즐기려면 오전 오후가 연결된 주간권을 끊어야 했지만 이젠 4시간 타임패스만 구매하면 된다. 곤지암은 4시간권과 6시간권 2종을 내놓았다. 곤지암리조트 박규석 부사장은 “향후 점차적으로 리프트권을 타임패스로 단일화 할 것”이라고 했다. 오전, 오후권, 야간권 등 기존의 리프트권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 나중엔 타임패스로만 운영한다는 이야기다.
휘닉스파크는 주간권의 운영시간을 바꿨다. 지난 시즌 오전 8시30분~오후 4시30분이었던 것을 이번 시즌엔 오전 10시~오후 5시30분으로 변경했다. 또 새롭게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총 9시간) 운영되는 롱주간권을 선보인다. 야간, 심야, 백야를 통합한 야심백 권종도 출시했다.
GS강촌리조트는 플렉서블 리프트권을 도입했다. 스키어들은 자신이 탈 수 있는 시간에 따라 2, 4, 6, 8시간권을 구매해 이용할 수 있다. 2시간권 2만8,000원, 4시간권 4만8,000원, 6시간권 5만6,000원, 8시간권 6만6,000원이다.
비발디파크 스키월드도 뉴오전권을 새로 내놓았다.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비발디파크측은 가장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시간대에 맞춰 낸 리프트권이라고 했다.
양지파인리조트는 모든 리프트권을 3가지로 단순화했다. 오전권, 오후권, 야간권, 심야권, 백야권은 모두 단일권(4만8,000원)으로, 오전+오후권, 야간+심야권, 심야+백야권은 복합권A(5만9,000원)로, 오후+야간권, 야간+심야+백야권은 복합권B(7만2,000원)로 바꾸었다.
지산리조트는 퇴근 후 스키장을 찾는 올빼미족을 위해 오후 9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야간심야권(6만2,000원)을 새로 도입했다.
태백의 오투리조트는 한장의 시즌권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애니패스시즌권을 내놓았다. 대인 소인 구분 없이 1장에 75만원. 애니패스는 10일까지만 500매 한정 판매됐다. 스키장 주변 스키렌탈샵에서 많이 사갔다고 한다. 이들 스키샵을 이용하면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리프트이용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철에서 바로 리프트로, 찾아가는 셔틀버스
교통
강촌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전철역과 가까운 스키장일 것이다. 경춘선 복선화의 큰 혜택을 받았다. 백양리역이 바로 리조트와 연결된다. 전철역 개찰구를 나와 리프트권을 구입하고 리프트를 타고 정상까지 빠르면 20분만에 오를 수도 있다. 서울 신상봉역에서 백양리역까지 편도 전철비는 1,900원.
곤지암은 당일 스키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 수도권 10개 지역으로 주야간 무료 셔틀버스 노선을 확대하고, 20명 이상의 직장인 모임이 신청하면 버스가 직접 회사 앞까지 찾아가는 픽업 서비스를 시행한다.
설천과 만선 2개의 스키베이스를 운영하는 무주는 스키장 내 두 개의 베이스와 숙박시설 등을 잇는 버스를 위해 단지 내 셔틀버스 전용차로제를 신설한다. 웰컴센터 하단의 대형 주차장에 주차하고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편하고 빠르게 슬로프에 이를 수 있다.
비발디파크는 경춘고속도로 개통으로 빨라진데다 용산역-용문역을 잇는 전철이 개통되면서 접근이 쉬워졌다. 용문역과 스키장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소요 시간은 20분. 비발디파크는 수도권 전 지역(주간 22, 새벽 15노선)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베어스타운은 올 시즌도 서울 전역과 분당 수지 구리 남양주 의정부 동두천 파주 일산 등지에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38번국도 완전개통으로 30분 정도 가는 길이 빨라진 하이원은 주차편의 시설을 확충과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신규콘도의 오픈으로 추가 1,000개의 주차면이 확보됐고, 주차장과 슬로프를 잇는 셔틀버스 운행을 확대한다. 영남지역 시즌버스 운영 횟수도 늘렸다.
최고의 설질을 위해 제설장비 확충 전쟁
설질
하이원은 백운산 자락 해발 1,000m 고지의 스키장답게 최고의 설질을 자랑한다. 하이원은 올 시즌 팬제설기를 30% 추가해 날씨와 상관없이 최고의 설질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주는 이번 시즌 개장에 맞춰 처음으로 새벽 2시까지 한밤의 스키를 탈 수 있는 백야스키를 운영한다. 워터펌프, 제설장비, 정설차량 등을 추가 투입해 개장 시기도 앞당겼다. 설천봉 정상서 내려오는 6.1km의 국내 최장인 실크로드 슬로프를 이달 말에 열겠다는 계획이다. 12월 말까지 전체 슬로프를 오픈할 계획이다.
곤지암은 스노뱅크를 통해 설질을 관리한다. 눈을 저장해놓았다가 눈을 만들 수 없을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을 때 스노뱅크존에 쌓아 둔 거대한 눈더미를 끄집어내 보강 제설을 하는 방식이다.
용평은 레인보우 코스를 조기 제설, 12월 초순부터 이용 가능케 할 예정이다. 국제 규격의 하프파이브에는 컨베어벨트를 설치해 보더들의 이용을 돕는다.
휘닉스파크는 이탈리아산 고급 제설기를 도입, 설질 유지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휘팍 제설팀은 24시간 상황조를 구성, 제설에 합당한 환경이 되면 5분 내에 출동, 제설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돼있다.
현대성우는 보드의 메카답게 펀파크 X파크 슈퍼파이프 모글코스를 새단장, 보더들을 유인한다. 펀파크에는 레일 C박스 그라운드 박스 등 신규기물을 추가하고, X파크에도 뱅크 힙 점프코스 등 눈구조물을 추가했다. 펀파크 퍼니잼 대회, 펀파크 무료클리닉, X파크 크로스 게임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비발디파크는 영상 15도에서도 눈을 만들 수 있는 제빙기시스템을 도입했다.
오크밸리는 제설용 펌프를 추가 도입, 초기 제설력을 강화하고 야간 심야 스키어들에게 보다 나은 설질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지파인은 신규 정설차를 추가 도입했고 담수화 공사를 통해 풍부한 제설용수도 확보했다. S박스 레일, 킨크박스 레일 등 보더들을 위한 시설이 설치된다.
스마트폰 QR코드... 똑똑해진 스키장
스마트
스마트폰의 보편화에 따라 스키장도 스마트폰 등 모바일을 이용한 정보 제공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곤지암은 LG유플러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곤지암리조트 모바일 앱을 선보인다. 리조트 전역에서 스마트폰 증강현실을 통해 시설안내는 물론 친구위치 확인, 구조요청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실시간 날씨, 교통정보, 라이브캠, 가이드맵 등 다양한 정보도 담아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양지파인은 QR코드를 활용한다. 스마트폰의 쿠루쿠루, 에그몬 등의 앱으로 파인리조트 QR코드를 스캔하면 리조트의 다양한 정보를 손안에 담을 수 있다. 전화번호, 교통, 슬로프맵, 셔틀버스노선, 요금, 홈페이지연결 등이 가능하다.
베어스타운 홈페이지(www.bearstown.com)에 회원 가입만 하면 리프트 40% 할인, 렌탈 50% 할인, 주중 전 객실 8만원에 이용, 눈썰매 30%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인터파크, G마켓, 옥션)으로 세트권(리프트+렌탈ㆍ50% 할인)을 구매할 경우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맨몸으로 뜨뜻하게 맞는 순백의 설원
스파
찬바람 맞아가며 스키를 타다 보면 뜨끈한 탕이 저절로 그리워진다. 온몸이 뻐근하도록 스키를 탄 다음 땀도 씻어낼 겸, 뼛속까지 든 한기를 풀어낼 겸 따뜻한 온탕에 몸을 담그고 싶다. 국내 스키장들 상당수는 스파를 갖추고 있다. 스키의 피로와 한기를 씻어낼 수 있는 고마운 시설이다.
스키장의 스파 중 무주리조트의 세솔동 야외노천탕 만큼 운치 있는 곳도 드물다. 슬로프 바로 옆에 자리해 질주하는 스키어와 덕유산의 설경을 감상하며 노천욕을 즐길 수 있다. 무주는 대형 사우나인 세인트 휴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하이원 마운틴콘도에 있는 노천스파 하늘샘도 한겨울의 명소다. 겨울 밤하늘을 이고 노천스파를 즐기는 재미가 색다르다. 공간이 좁아 불편했는데 이번에 마운틴콘도를 증축하면서 이벤트탕 안마탕 닥터피쉬탕 등 노천스파 3개가 더 늘었다.
곤지암은 리프레쉬를 콘셉트로 하는 스파 라 스파와 야외 스파존인 패밀리스파를 운영하고 있다. 스파 라 스파에서는 체질측정을 통해 건강상태를 체크한 뒤 음악테라피, 요가테라피, 스톤테라피 등으로 몸의 피로를 풀어낸다.
비발디파㈎〈?물놀이 시설인 오션월드가 있다. 실내파도풀과 유수풀, 각종 스파시설을 갖추고 있다. 24시간 찜질방도 운영한다.
휘닉스파크의 블루캐니언, 용평의 피크아일랜드, 알펜시아의 오션700 등 스키장들이 워터파크를 함께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
쉼 그리고 여유, 스키 못 타도 재미있다
여유
용평은 동호회존과 여성라운지를 선보인다. 밸리센터 상영관 자리에 들어선 동호회존에선 스키를 즐기고 난 후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드래곤프라자 2층 드래곤스퀘어에 마련된 여성라운지에는 여성 고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안락한 소파와 티테이블, 수유공간 등이 조성돼 있다.
하이원은 올 겨울 500실 규모의 신규 콘도가 문을 연다. 부족했던 숙박 문제를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휘닉스파크에는 눈 테마파크인 스노빌리지가 있다. 스노봅슬레이와 대형 눈썰매, 이글루 체험존 등 눈과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가 조성된다. 스키나 보드를 타지 못하는 이들이 맘껏 하얀 겨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현대성우는 어린이 동반고객을 위해 스노모빌 체험을 진행한다. 스노모빌 뒤에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눈썰매를 연결해 설원을 달리는 이벤트다. 고객이 직접 운전하는 스노모빌 투어체험도 함께 진행된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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