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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학규 대표, 목청 낮추는 게 낫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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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학규 대표, 목청 낮추는 게 낫지 않나

입력
2010.11.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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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수사에 맞서 민주당의 총력저항 태세를 지휘하고 있는 손학규 대표의 발언이 상식선을 넘어섰다. 대표로서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된 의원들의 불안과 반감을 가벼이 여길 수 없고, 당내 지지기반 확보를 우선적 과제로 삼아야 할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반적 현실인식과 동떨어진 과장과 독설을 수단으로 삼아야 할까. 정치지도자의 경솔하고 저급한 언어가 국민 정서에 미치는 해악을 자주 경험한 만큼 제1야당 대표가 그 전철을 밟는 듯한 모습은 안쓰럽다.

손 대표는 그제 의원총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검찰 권력으로 죽일 때 그의 손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손이 됐다"며 "독재의 길로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 형제들, 한 줌의 정치세력과 맞서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더러운 손'이나 '독재'라는 표현은 제3자의 귀에도 거북하다. 말싸움 실력을 다투다 보면 독설로 흐를 수 있는 대변인실에서나 나올 듯한 말이 당 대표의 입에서 나왔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손 대표의 전당대회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손 대표가 민주당 전통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고, 국회의원이나 경기 지사 시절 선보인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지도력으로 민주당을 새롭게 이끌 수 있다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눈길도 다르지 않음은 한동안 그의 지지도가 최근의 민주당 지도급 인사 가운데 돌출적으로 높게 나타난 데서 확인됐다.

그런 그가 앞장서서 강경노선으로 치닫고 있다. 설사 명분이 확고하다 해도 국민적 공감과 거리가 먼 불확실한 명분을 내세워 목소리를 높이면 이해와 지지를 받기 어렵다. 뚜렷이 드러나고 있는 청목회 사건의 실상에 눈뜰 때도 됐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검찰 소환 불응 방침을 철회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청와대는 과거 발언을 끄집어내 그의 인간적 결점을 부각하는 따위의 대응은 그만둬야 한다. 권력이란 바람 잘 날 없는 나뭇가지 같음을 알고, 남의 허물을 그대로 감싸 안는 금도를 발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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