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여권 인사들의 ‘입’은 일제히 전날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원색적으로 공격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겨눴다. “가장 더러운 입” “대통령 공격 병(病)” 등 모진 비판들이 여권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예산 심의 보이콧에 대해서도 “내주부터는 여당 단독으로라도 예산안 심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검찰 수사를 걸어 국회를 계속 파행시키면 여론이 싸늘해질 것으로 보고 몰아세우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손 대표의 발언에 대해 공식 대응은 자제했지만, 참모들은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3선 의원, 보건복지부장관, 경기도지사 등을 지낸 분 치고는 발언과 행동이 너무 현란하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망발 정치의 선봉’이라고 비판한 뒤 “제1 야당 대표로서 비전을 갖고 여야가 상생하는 품격 있는 정치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손 대표가 ‘영부인이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의혹에 대한 자료가 있다거나 근거가 있다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손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지적을 했는데 이제는 노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친노세력의 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며 “태도가 너무 돌변한다”고 비난했다.
친이 직계 의원들도 나섰다. 조해진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가진 것도, 보여줄 것도 없는 사람이 자신의 입을 더럽혀 가며 입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김영우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에 대해 ‘가장 더러운 손’ 운운하는 손 대표야말로 ‘가장 더러운 입’을 가진 정치인”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의총에서 이춘식 의원은 “손 대표가 강수를 써서 입지를 강화하려 하는데, 국민은 막말하는 손 대표가 대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여권은 ‘민주당 예산 심의 보이콧=서민 예산 외면’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검찰 수사 잘못은 별도의 장에서 따지고 비판하면 된다”며 “어떤 구실로라도 예산 심의를 거부하는 것은 직무 유기이자 배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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