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주소에 주로 쓰여 우리에게는 골뱅이 혹은 달팽이로 익숙한 앳마크(@)가 다른 나라에서도 독특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나라마다 문화적 특성이 반영돼 동물이나 특정 부위, 음식 이름 등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
영어의 'at'의 의미인 이 기호는 스웨덴에서 코끼리 코로 불리고, 세르비아에서는 원숭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원숭이의 고환이며, 대만에서는 생쥐다. 그리스에서는 새끼 오리, 헝가리에서는 작은 벌레, 슬로베니아에서는 원숭이 꼬리로 각각 불린다.
1971년 레이 톰린슨이 @표시를 이메일 시스템의 기호로 사용하기 시작할 당시에도 at은 가격을 나타내는 전치사로 주로 사용됐었다. 그러나 양이나 비율을 나타내는 의미 또한 장소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이 넓어지고,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영어권 이외의 나라에서는 원래 의미와 상관 없이 전혀 엉뚱한 의미로 불리고 있다. 청 카렌 스테펜 대만국립대학 언어학 조교수는 "일종의 로르샤흐 검사와 비슷한 효과"라고 지적했다. 로르샤흐 검사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잉크 얼룩 같은 표시를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마찬가지로 @표시도 문화권에 따라 익숙하고 독특한 취향으로 해석돼 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표시가 간결하다는 점도 문화권에 따라 의미에 상상력을 더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을 스트루델(과자의 일종)로 부르며 체코에서는 청어를 말아 만든 피클, 아랍권에서는 신체 일부인 귀로 불리는 것도 문화에 따른 해석 작용이라는 얘기다.
어떤 나라에서는 @표시가 여러 가지로 불리기도 한다. 스웨덴에서는 코끼리 코 외에 전통 계피 빵이나 코끼리 귀, 원숭이 꼬리, 고양이 발, 고양이 꼬리, 비스킷의 일종인 프레첼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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