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가 다운로드된다. 마지막까지 디지털화에 맞섰던 20세기 최고 록밴드의 빗장이 마침내 온라인에서 풀렸다. 그러나 한국은 서비스 대상 지역에서 제외된 상태라 아이폰에 비틀스를 내려 받아 듣고픈 팬들의 아쉬움은 계속될 듯하다.
아이폰 생산업체인 미국의 IT기업 애플은 16일(현지시간) 자사 음악 서비스 사이트 아이튠즈(iTunes)를 통해 비틀스의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비틀스의 음반 저작권을 가진 레코드사 EMI, 매니지먼트사 애플콥스와 계약을 맺고 이날 음원 판매를 시작했다.
다운로드 서비스 대상은 리마스터링을 거친 비틀스의 13개 스튜디오 앨범과 선곡집 ‘레드’ ‘블루’ ‘패스트 마스터즈’ 등이다. 앨범은 12.99~19.99달러, 개별 곡은 아이튠즈 최고가인 1.29 달러에 팔린다. 1964년 미국 공연 실황 ‘라이브 앳 더 워싱턴 콜리시움’이 포함된 디지털 박스 세트는 149달러다.
빌보드닷컴에 따르면 비틀스의 전 멤버 폴 메카트니는 아이튠즈의 서비스 개시에 대해 “우리가 비닐(LP판)로 발매했던 음악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이 음악들이) 처음 발표됐을 때처럼 환영을 받는다는 사실에 흥분된다”라고 말했다. 링고 스타도 “이제 더 이상 ‘비틀스가 언제 아이튠즈에 나타나느냐’는 질문을 받지 않게 돼 특히 기쁘다”고 말했다.
‘비틀스를 다운로드한다’는 사실은 음악 유통의 중심 축이 음반 판매에서 음원 판매 쪽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음원의 값어치를 제대로 쳐 주지 않는 국내 음악 시장의 기형적 유통 구조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음원 사이트인 아이튠즈는 한국에서는 음악 저작권이 너무 분산돼 있고 불법 다운로드가 횡행한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유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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