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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D램 '반도체 불황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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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D램 '반도체 불황 구세주'

입력
2010.11.17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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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인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프리미엄 반도체가 뜨고 있다. 프리미엄 반도체는 컴퓨터(PC)에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범용 D램과 달리 스마트폰, 그래픽카드, 서버 등에 쓰이는 모바일, 그래픽, 서버용 D램을 말한다. 가격이 범용 D램보다 30% 이상 비싸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꼽히며 업계에서는 스페셜티(specialty)라는 전문 용어로 분류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범용 D램은 내년 1분기까지 가격이 떨어지지만 프리미엄 제품군은 가격 하락 없이 오히려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업계의 효자 노릇을 할 전망이다. 바야흐로 반도체 시장에도 고부가 가치 제품이 각광받는 프리미엄 반도체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모바일ㆍ그래픽ㆍ서버용 D램 3총사

프리미엄 제품군의 용도를 살펴보면 각광받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모바일 D램은 스마트 시대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 기기에 사용하는 D램이다.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 기기 특성에 맞춰 전력 소모를 낮춘 점이 특징이다.

대용량의 그래픽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그래픽 D램은 가정용 게임기 및 PC에 장착하는 그래픽카드에 사용된다. 게임 및 인터넷, 각종 동영상이 날로 화려해지고 있어 그래픽 D램의 중요성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서버용 D램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대형 컴퓨터인 서버에 들어간다. 저장 용량이 보통 2기가비트(Gb) 이상으로 범용 D램의 2배이면서 속도가 빠르다. 서버용 D램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바람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 서버에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와 자료를 저장해 놓고 각 PC가 인터넷으로 여기 접속해 이용하는 환경을 말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수록 서버의 메모리 용량을 늘려야 한다.

이처럼 프리미엄 반도체는 요즘 각광받는 분야에서 사용하다 보니 범용 PC용 D램보다 비싸고 가격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가격 정보는 업체마다 기업비밀이어서 공개할 수 없지만 범용 D램보다 30% 가량 비싸다"며 "요즘 1Gb DDR3 D램이 개당 평균 1.4달러선인데, 프리미엄 제품군은 개당 평균 2달러 이상 호가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생산 비중을 높여 곤두박질치는 범용 D램의 가격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 현재 범용 D램인 1Gb DDR3 D램은 연초 2.75달러에서 15일 현재 1.41달러로 연초 대비 48% 하락했다. 가격이 반토막난 셈이다.

다행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생산 비중이 모두 60% 이상으로 높아 가격 하락의 충격이 적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은 항상 수요가 있어 가격 변동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전체 D램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경쟁상대인 일본 엘피다와 대만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비중이 25% 안팎으로 낮은 편이다. 그만큼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가 늘수록 국내 업체들에게는 유리하다.

국내 업체들 세계 시장 95%까지 차지

기술에서도 우리 업체들은 경쟁 우위에 있다. 반도체 생산 원가로 직결되는 미세 공정 기술에서 우리 업체들은 외산 업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 있다. 미세 공정 기술은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얼마나 회로를 가늘게 그릴 수 있는 지를 의미한다. 가늘게 그릴수록 회로를 촘촘하게 구성할 수 있어서 웨이퍼 한 장당 더 많은 반도체를 뽑아낼 수 있다. 그만큼 원가는 낮아져 똑같은 가격에 팔아도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프리미엄 제품군에 업계 최고 수준인 40나노 공정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일본 및 대만업체들은 50, 60나노 기술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는 30나노에 이어 20나노 기술까지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쯤 20나노 기술로 D램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우리 업체의 기술 우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프리미엄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압도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의 제품별 2분기 세계시장 점유율 자료를 보면 모바일 D램은 삼성전자 56.8%, 하이닉스 24.9%로 두 업체가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그래픽D램은 더 높다. 삼성전자 57.4%, 하이닉스 37.6%로 합치면 95%에 이른다. 서버에 많이 쓰이는 2Gb DDR3 D램 또한 삼성전자 48.2%, 하이닉스 27.1%다.

스마트시대를 맞아 프리미엄 반도체가 부상할수록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은 올라간다. 따라서 프리미엄 반도체만큼은 내년 전망이 밝다.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모바일 시대에는 모든 전자제품이 똑똑하고 스마트해지면서 많은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가 필요하다"며 "메모리 반도체가 신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역설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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