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사세요. 400원밖에 안 해요."
17일 오후 서울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 난 데 없는 호객성에 학생들의 시선이 쏠렸고, 빵틀 앞에 서 있던 박선영(화학생명공학 2)씨는 "태워먹고, 찌그러져버리고…, 벌써 세 판이나 망친 뒤 성공한 거예요. 하나 사주세요"라며 빵을 내밀었다.
박씨 등이 붕어빵 장사에 나선 것은 봉사활동 비용을 벌기 위해서다. 연세대자원봉사센터가 오는 27일 서대문구 일대 저소득층 이웃들에게 연탄 배달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는데, 곽씨 등은 육체적 봉사뿐 아니라 연탄 구입비(장당 600원) 등 경비까지 직접 벌어 보태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는"오전 내내 일대를 뒤져 간신히 반죽도 구하고, 기술도 배웠어요. 처음 치곤 잘 하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참가를 희망한 200여 명의 재학생들도 모두 1인당 1만원씩의 참가비를 낸다. 이상호(경영학과 3년)씨는 "우리가 직접 벌어 산 연탄을 전하는 것이니 보람도 그만큼 클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센터 학생들은 교직원들에게 성금 요청 편지를 보내 이미 130만원 가량을 모으기도 했다.
19명이 교대로 나선 붕어빵 영업은 17, 18일 이틀간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이어졌고, 박씨 등의 표정은 추위에도 밝아 보였다. 매상을 묻자 그들은 "영업비밀"이라며 웃어 보였다.
남상욱 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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