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종목을 바꿔도 남자 체조 1인자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남자체조의 간판 김수면(24ㆍ포스코건설)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7회 연속 남자 종목에서 금메달을 이어갔다.
김수면은 16일 오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치러진 마루운동 결선에서 15.400점을 획득, 중국의 장청룽과 함께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에서 15.250점을 받아 장청룽(15.350점)에 이어 2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른 김수면은 이날 6번째 선수로 등장, 화려한 공중돌기와 안정적인 착지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청룽이 15.400점을 받은 뒤 곧바로 연기에 나선 김수면은 큰 실수 없이 고난도 공중 동작을 무난하게 소화했고 착지도 완벽에 가깝게 내려 금메달을 확신했다. 하지만 채점시간이 평소보다 5분 이상이 걸리는 등 석연치 않은 판정 끝에 결국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중국의 장청룽과 함께 동점을 받아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수면은 공교롭게도 2006년 도하 대회 안마에서 일본의 도미타 히로유키, 북한의 조정철과 3인 공동 금메달을 받은 적이 있다. 4년 뒤 주종목을 마루운동으로 바꿔 금맥을 다시 캐면서 대회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김수면은 전날 개인종합 4위에 그쳐 메달획득에 실패한 아쉬움을 ‘금빛 연기’로 훌훌 털어 버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5위를 기록한 김수면은 같은 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 2위, 개인 3위에 이어 마루에서 금메달을 차지, 바뀐 종목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갔다. 2006년 도하 대회 때도 마루에서 3위를 차지했었다.
올해 들어서도 괜찮은 성적을 유지했다. 6월 재팬컵 개인종합 3위에 오르며 광저우 대회에서의 메달 가능성을 한층 밝혔다.
김수면은 경기 뒤 “금메달을 홀로 땄다면 더 기뻤겠지만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며 “그간 잦은 잔 부상으로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연습을 많이 해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게 웃었다.
함께 출전한 유원철(26ㆍ포스코건설)은 14.275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유원철은 전날 개인종합에서 김수면에 이어 5위에 그쳤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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