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체의 형상을 하는 것들.나는 2분간 담배연기. 3분간 수증기. 당신의 폐로 흘러가는 산소.기쁜 마음으로 당신을 태울 거야.당신 머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알고 있었니?당신이 혐오하는 비계가 부드럽게 타고 있는데내장이 연통이 되는데피가 끓고세상의 모든 새들이 모든 안개를 거느리고 이민을 떠나는데
나는 2시간 이상씩 노래를 부르고3시간 이상씩 빨래를 하고2시간 이상씩 낮잠을 자고3시간 이상씩 명상을 하고, 헛것들을 보지. 매우 아름다워.2시간 이상씩 당신을 사랑해.당신 머리에서 폭발한 것들을 사랑해.새들이 큰 소리로 우는 아이들을 물고 갔어. 하염없이 빨래를 하다가 알게 돼.내 외투가 기체가 되었어.호주머니에서 내가 꺼낸 건 구름. 당신의 지팡이.그렇군. 하염없이 노래를 부르다가하염없이 낮잠을 자다가
눈을 뜰 때가 있었어.눈과 귀가 깨끗해지는데이별의 능력이 최대치에 이르는데털이 빠지는데, 나는 2분간 담배연기. 3분간 수증기. 2분간 냄새가 사라지는데나는 옷을 벗지. 저 멀리 흩어지는 옷에 대해이웃들에 대해손을 흔들지.
● 지난 주말, 진주 촉석루 아래 의암이 보이는 바위에 앉아 문화해설사가 들려주는 논개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머리 위에서는 가을나무 한 그루 연신 잎을 떨어뜨리고 있더군요. 논개, 손깍지를 풀지 않으려고 열 손가락에 가락지를 끼우고 적장을 안았다고 하더군요. 사람 죽는 결심하는 게 쉬운 게 아닐 텐데, 이야기 속의 논개는 어쩐지 죽는 걸 잠자는 것보다도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았고, 낙엽에 몇 번 얼굴이 찔린 나는 낙엽을 피하느라 그 나무를 올려다봤죠. 그 나무 미련 없이, 생각 없이 낙엽을 떨어뜨리더군요. 대단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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