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때와 마찬가지로 한 차례의 추월도 허용하지 않았다. 박태환(21ㆍ단국대)은 손가락 2개를 펼쳐 드는 것도 잊어버린 채 역영했다. 두 번째 금메달에 손가락 2개를 들겠다고 약속한 그였다. 하지만 1등을 확인한 뒤 여유를 찾은 박태환은 쑨양(중국)과 손을 맞잡으며 승자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태환이 16일 중국 광저우의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벌어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1초5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이 기록은 박태환의 개인 최고 기록이자 올해 세계 최고기록이다. 14일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던 박태환은 2관왕에 오르며 한국수영 사상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5개ㆍ최윤희)을 세웠다. 또 한국 수영선수로는 세 번째(고 조오련, 최윤희)로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2관왕을 달성했다.
출발 반응속도 0.68초로 가장 빨랐던 박태환은 시종일관 선두를 놓치지 않고 여유롭게 1위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3분41초53은 2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금메달 기록이자 개인 최고기록인 3분41초86보다 0.33초 빠른 기록이고, 지난 8월 팬퍼시픽선수권대회에서의 3분44초73보다도 훨씬 빨랐다.
예선 5위로 결선에 올라 2레인에서 출발한 박태환은 특유의 왼쪽 호흡으로 4, 5레인의 쑨양과 장린을 틈틈이 견제하며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막판까지 세계기록(3분40초07ㆍ독일의 파울 비더만) 페이스로 헤엄치다 다소 힘이 빠진 박태환은 마지막 50m에서 쑨양에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끝내 선두 자리는 내주지 않았다.
중국이 자랑하는 무서운 신예 쑨양은 3분42초47로 2위에 자리했고, 장린은 3분49초15의 저조한 기록으로 동메달에 그쳤다. 박태환은 “쑨양이 쫓아와서 좋은 기록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400m 레이스 1시간여 뒤 남자 계영 400m 결선에 나선 박태환은 동료들과 함께 3분19초02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합작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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