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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도마의 신 양학선, 만리장성을 뛰어넘어 金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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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도마의 신 양학선, 만리장성을 뛰어넘어 金착지

입력
2010.11.1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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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어릴 적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빠듯한 살림 때문에 부모는 맞벌이를 하느라 집을 비웠다. 그래서 7살 때부터 당시 체조 선수였던 형을 따라다니며 운동을 했다. 어려운 형편에서 시작한 체조였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채 160cm도 되지 않는 신장의 핸디캡은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고난도 기술로 극복했다.

온갖 역경을 이겨낸 '작은 거인'은 마침내 10여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도마 결선에 오른 8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18살의 나이었지만 실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한국 체조의 기대주' 양학선(광주체고 3년)이 주종목인 도마에서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양학선은 17일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끝난 도마 결선 1, 2차 시기에서 연속으로 16.400점을 받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시상대 맨 위에 섰다.

1, 2차 시기 모두 16점대를 기록한 선수는 양학선이 유일했고, 2위를 차지한 중국의 펑저(15.850점)와의 격차는 무려 0.55점에 달했다.

한국이 이날 현재까지 29개의 금메달을 따낸 가운데 92년 12월 6일생인 양학선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하게 됐다. 개최국 중국이 체조에서 금메달 싹쓸이 행진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은 전날 김수면(24ㆍ포스코건설)이 남자 마루에서 중국의 장청룽과 공동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틀 연속 금맥을 캐며 자존심을 지켰다.

'도마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양학선의 금메달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 7월 재팬컵대회에서 첫 성인 무대에 데뷔한 양학선은 16.150점으로 4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달 로테르담 세계선수권에서는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16.266점으로 4위에 올랐다. 양학선은 지난 13일 열린 예선에서도 월등한 기량을 과시하며 가장 높은 16.500점을 받았다. 이날 결선에 앞서 조직위원회가 배포한 자료도 '양학선이 나이는 어리지만 경험이 풍부한 다른 라이벌들을 제치고 우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양학선은 시상식 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금메달을 딴 게 실감이 안 난다.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다"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내가 만든 난도 7.2점짜리 신기술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 자신이 있다"고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제패에 대한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이어 벌어진 여자 마루 결선에서는 조현주(18ㆍ학성여고)가 13.450점으로 동메달을 따냈고, 남자 평행봉 결선에서는 2008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유원철(26ㆍ포스코건설)이 15.275점으로 4위에 그쳤다. 한국은 금 2개, 동 2개로 기계체조 경기를 모두 마쳤고 중국은 총 14개 금메달 가운데 13개(1개는 공동 금메달)를 쓸어 담았다.

광저우=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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