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기간 10대 소녀와의 성매매 의혹 등 온갖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버텨 왔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가 이번엔 정말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AP통신은 16일 이제 남은 문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물러나느냐 여부가 아니라 “언제 물러나느냐”라고 보도했다. 그가 승부수로 던지 신임투표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로마의 정치분석가 제임스 월스턴은 “현 정부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정부가 정확히 언제 끝날 것인지는 일부 이견이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신임투표는 의회가 내년 예산안을 처리한 이후인 12월 중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집권 자유국민당(PDL)은 상원에서 아직 다수당을 점하고 있지만 하원에서는 이번 반란의 수장인 지안프랑코 피니 하원의장의 ‘이탈리아 미래와 자유(FLI)’ 그룹을 제외하면 과반이 되지 못한다. 상ㆍ하원 중 한 곳에서라도 신임투표에서 지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사임해야 하다. 이 경우 내년 봄 조기 총선을 치르는 순으로 정국이 흘러간다. 다만 베를루스코니는 조기 총선에서도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16년 간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정치적 동지였던 피니 의장은 2008년에는 PDL을 공동 설립했으나 올해 “현 정부가 점점 능력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며 PDL을 나와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며 독자 노선을 강화해 왔다. 특히 피니 의장 측 4명을 포함한 각료 5명이 15일 전격 사임하면서 판세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1994년, 2001년에 이어 2008년 5월 다시 총리에 취임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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