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에서 조심스럽게 논의돼온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간 여야 영수회담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정식 제안은 아니고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에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청와대측의) 의사 타진 정도는 있었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12일 여야 대표들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이 대통령 주재 G20 정상회의 특별만찬에 참석했었다. 이로 인해 G20 정상회의 성과 등을 청와대가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영수 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물론 청목회 수사, 대포폰 의혹 등 정국의 여러 변수로 인해 여야 영수회담 성사를 낙관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손 대표가 17일 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초강경 투쟁 노선을 천명함으로써 영수회담 자체를 거론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 대표와 만나는 기회는 언제든 갖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지만 여건과 분위기가 충족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들도 "당분간 영수회담이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청와대와 민주당이 어느 정도 냉각기를 거친 뒤에야 영수회담을 재론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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