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7일 국정원 출신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김성호 전 국정원장,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등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이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었던 시절 그 밑에서 일했던 이모 행정관이 당시 국정원장과 국정원 1차장 등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행정관이 2008년 4월 무렵 당시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성호 국정원장이 만난 압구정동 룸살롱 여주인을 내사해 정동기 후임 민정수석에게 보고했다"며 "전옥현 당시 국정원차장이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와병설 발설자라는 점을 사찰을 통해 밝혀 그가 퇴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 행정관은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부인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 부인이 근무하는 회사,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도 사찰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행정관은 지난해 4월 국정원 복귀 전까지 계속 불법 사찰을 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민정수석, BH(청와대) 등의 폴더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컴퓨터에 존재했었다는 검찰 보고서를 들고 나와 "검찰이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개입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호 전 원장은 "국정원장으로 재임할 때나 그 뒤에도 사찰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면서 "사찰했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콩 총영사인 전옥현 전 차장은 "사찰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면서 "국정원차장을 사찰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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