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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삼성펠로우 선정' 하문근 삼성중공업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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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삼성펠로우 선정' 하문근 삼성중공업 연구위원

입력
2010.11.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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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기는 길은 기술 개발 뿐"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결국 새 기술을 발 빠르게 내놓는 것 뿐입니다."

원론적 얘기지만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대가(大家)의 발언은 그 무게가 달랐다. 지난 9일 삼성펠로우에 선정된 하문근 삼성중공업 연구위원(상무급)은 15일 기자와 단독 인터뷰에서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삼성펠로우는 삼성이 기술과 인재 중시의 경영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2002년 도입한 제도. 전문 기술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에 도전해 탁월한 성과를 낸 경우 선정된다. 한 마디로 그룹의 핵심 기술인력에게 부여하는 최고 명예직위다. 하 위원은 "삼성중공업에서 배 한 척을 만들기 위해서는 3만명의 일손을 거쳐야 한다"며 "삼성중공업이 성공적 제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놓았다는 점을 그룹이 인정한 것이라 생각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의 설명에 따르면 하 위원은 선박 및 해양구조물 성능해석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다. 하 위원은"특수선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제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고 쉽게 풀이했다. 예를 들어 LNG FPSO(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는 파도 속에서 배가 움직여도 LNG를 생산 저장하는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고, 쇄빙선의 경우 온도가 영하 40~50도, 습도가 80~90%에 이르는 극한의 조건 속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특수 엔지니어링 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하 위원은 삼성중공업이 다른 조선소나 연구기관보다 이 같은 기술을 먼저 개발해 세계적으로 설계 표준을 정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1년 일본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당시만 해도 일본의 조선기술은 멀게만 느껴졌지만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뒤바뀌었다. 하 위원은 "당시 함께 공부했던 일본 조선업계 인사들이 '한국의 조선업이 무서울 정도'라고 입을 모아 칭찬한다"며 "그들은 특히 연구 인력이 노쇠화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한국 조선업계는 젊은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가장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업계의 급부상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중국은 낮은 인건비가 가장 큰 강점이었지만, 최근 들어 정부의 금융지원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그리스 등 유럽 선주들에게 금융 지원을 하면서 중국 조선업체에 배를 발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엔지니어답게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그의 대책은 결국 부단한 기술개발이었다. 하 위원은 "친환경 정책의 잇따른 도입에 발맞춰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계속 내놓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야 한다"며"결국 새 기술, 새 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아 중국의 급부상에 대처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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