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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미공개 번역시 47편 발굴] 백석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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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미공개 번역시 47편 발굴] 백석의 삶과 문학

입력
2010.11.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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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있는 모국어 사용한 서정시로 명성항일혁명문학 중심의 北문단서 숙청돼

우수

나짐 히크메트(1927년작·백석 역)

바다로 내 돌아가고 싶어라

거울 같은 푸른물에

내 몸 비치여지라!

바다로 내 돌아가고 싶어라!

배들은 떠나가라 은빛 물결 아득한 먼 곳으로,

배들은 떠나가라, 떠나가라,

돛들은 바람에 붕글어

시름도 슬픔도 모르는 바람에 붕글어.

모르리라, 나도 한때 배에 오를지,

사람이란 죽는 운명

허허 바다 굽이치는 물결 속에

햇빛처럼 내 꺼지고 싶어라.

돌아가고 싶어라, 내 바다로!

바다로 내 돌아가고 싶어라!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난 백석은 해방 전까지 운치있는 모국어를 사용한 빼어난 서정시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시집 (1935)은 고향인 평안북도 방언을 사용하면서 민족어의 아름다움과 모더니즘의 시적 형상화를 함께 성취한 시집으로 꼽힌다.

백석이 함흥고보 교사 시절에 만난 인텔리 기생 자야(본명 김영한)와의 로맨스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자야는 훗날 요정 대원각을 운영했으며 고 법정 스님에게 길상사를 시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제 말기 5년여의 만주생활을 끝내고 해방 후 고향 정주로 돌아간 그는 이후 북한에서 시인보다는 번역가, 동화작가로 활동했다. 백석은 전후 잠시 다양한 조류를 인정하던 북한 문단이 항일혁명문학 중심으로 경직되자 숙청됐고 1960년을 전후해 작가로서의 활동은 사실상 마감한다. 이후 압록강 인근에서 농장원 생활을 하다가 1995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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