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이 80세 생일을 맞은 15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한국 물류의 역사 대한통운 80년사'를 발간했다.
총 870쪽 분량인 이 책은 1930년 대한통운의 전신인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의 창립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와 2030년 미래비전 등을 다루는 6부로 구성됐다.
해방 직후 유실될 뻔했던 '조선어 큰사전' 원고의 발견과 김응룡 선수를 비롯한 명선수들로 구성됐던 대한통운 야구팀 및 한국 최초의 사보로 알려진 '조운' 등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실려 있다.
한글학자들이 대거 투옥된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 당시 일제는 학자들이 준비중이던 조선어큰사전 원고뭉치를 통째로 압수해갔다. 해방 이후 학자들은 원고를 찾아 나섰지만 종적은 묘연했다. 이들은 천신만고 끝에 당시 서울역 뒤에 있던 조선운송(한국운수의 전신)의 창고에서 원고뭉치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또 74년 수송한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 원전의 발전기기와 기자재는 무게가 309톤으로 당시 국내 최대중량의 화물이었다. 72년 서울 북한산 비봉 정상에 있던 진흥왕 순수비를 경복궁으로 이전했고, 75년에는 국립경주박물관 신축과 함께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옮겨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75년 서울대 동숭동 캠퍼스 이전 당시에는 박물관 유물과 도서 등을 옮기는데 12톤 트럭 2,000대분의 장비가 동원됐다.
이원태 대한통운 사장은 발간사를 통해 "대한통운의 지난 80년 역사는 국가 경제발전사와 궤를 같이 하는 한국 물류의 개척사이자 발전사"라며 "거의 한 세기에 걸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과 고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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