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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이만기와 강호동 그리고 김성률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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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이만기와 강호동 그리고 김성률 장사

입력
2010.11.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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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닌 마산상고(현재 용마고)는 씨름의 명문이다. 그 명문의 첫 문을 연 분이 김성률(1948~2004) 선배다. 황소를 걸고 씨름을 하던 시절, 늘 황소를 타고 돌아가는 장사는 김성률 선배였다. 70년대 씨름판은 그의 시대였다. 전국체육대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 전국장사씨름대회, KBS배 전국장사씨름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그 후 모교인 경남대학교 교수가 되어 후학들을 가르쳤다. 나도 복학을 해서 그에게 수업을 받았다. 찬란한 이력에 비해 참 소탈한 선배이고, 스승이었다.

그가 씨름판을 은퇴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키운 기라성 같은 선수들 중에 이만기와 강호동이 있다. 민속씨름 전성기에 천하장사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린 두 사람도 마산상고 출신이다. 그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라이벌이었다.

지난 일요일 저녁 즐겨보는 방송인 '1박2일'에서 인제대 교수인 이만기와 최고의 방송인인 강호동이 20년 만에 명승부를 펼쳤다. 선배는 후배를 아끼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는 '아름다운 경기'였다. 두 후배가 자랑스러웠다. 그들 뒤에서 호방하게 웃고 있는 김성률 선배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그들도 내 마음과 같았을 것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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