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 광저우(廣州) 13행(十三行)시장. 우리나라 재래시장과 비슷한 이곳에서는 한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아시안게임을 구경하기 위해 온 게 아니었다. 각종 옷가지와 신발, 액세서리 등을 구입해 한국으로 가져가 되파는 ‘보따리상’들이었다. 인근 짠시루(驛市路) 시장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요 손님은 동대문과 남대문시장 등에서 의류를 취급하고 있는 상인들을 비롯해 지방 대형 도매상, 여기에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인다.’ 한국처럼 시장은 흥정소리로 요란했다. 한국인들이 많아 찾아서인지 현지 상인들도 어눌하지만 한국어를 통해 ‘밀고 당기는’ 승강이를 벌이고 있었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한 상인의 말처럼 청바지를 비롯해 블라우스, 티셔츠, 신발, 시계, 이미테이션 제품들이 즐비했다.
한국 상인들이 광저우를 찾는 이유는 명료했다.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괜찮은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평균 가격으로 따지면 티셔츠는 1,000원에서 1,500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고 여자 원피스와 블라우스는 각각 5,000원 선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청바지는 7,000원~8,000원인데, 대량으로 구입할 경우 장당 2,000원까지도 할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한국에서 겨울철 인기리에 팔리는 오리털 패딩점퍼도 2만원이면 걸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한 교민은 “한국에서 유통되는 전체 의류의 80~90%는 여기 옷”이라며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사 간다”고 귀띔했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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