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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男50m 소총복사 2관왕 김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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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男50m 소총복사 2관왕 김학만

입력
2010.11.1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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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쏴’의 명사수가 세 쌍둥이의 돌 선물로 금메달 2개를 선사했다.

남자사격 소총복사의 김학만(34ㆍ상무)은 엎드려서 총을 쏘는 복사 자세만 가능한 명사수다. 그는 10년 전 허리가 기형적으로 휘는 바람에 허리 수술을 받아야 했다. 사격 선수로서 입사나 슬사(무릎 쏴)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사형 선고’에 가까웠지만 그는 복사에만 전념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 꿈을 키워나갔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김학만은 공기권총 선수였다. 상무에 입대한 뒤 화약총 종목으로 전향한 그는 2005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내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2009년 그의 사격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토록 바래왔던 아기를 인공 수정으로 얻게 된 것. 그것도 세 쌍둥이였다. 지난 해 11월 세 쌍둥이 아빠가 된 김학만은 아기들과 부인을 위해 더욱 입술을 깨물었다. 세 쌍둥이의 한 달 분유 값이 70만원에 달해 살림살이가 그렇게 넉넉하지 못한 김학만 부부에게는 부담이 됐다.

지난 달 30일 중국 광저우로 입성하기 전 김학만은 세 쌍둥이 돌 잔치를 미리 치렀다. 김민정, 동우, 동건의 돌 잔치를 치르면서 김학만은 다시 한번 금메달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김학만의 금메달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김학만은 최근 1년 동안 기복 없이 596점 정도를 꾸준히 기록했지만 1위를 차지하진 못했다. 후배 한진섭(충남체육회)과 김종현(창원시청)에 밀린 그는 ‘만년 2인자’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아빠의 힘’은 무서웠다. 김학만은 15일 남자 50m 복사소총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2관왕에 오르며 ‘2인자의 설움’을 떨쳐냈다. 한진섭, 김종현과 호흡을 맞춘 그는 단체전에서 1,785점을 쏴 본인의 첫 금메달을 따낸 뒤 이어 열린 개인전에서도 합계 698.3점으로 정상을 밟았다. 그는 “세 쌍둥이의 생일 선물로 큰 것을 해줘 너무 기쁘다. 그 동안 세 쌍둥이를 키우느라 집 사람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조금이라도 만회한 것 같다”며 “아무래도 세 쌍둥이가 우리에게 복덩이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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