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의 광저우 원정 응원기는 눈물겨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15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열린 텐허경기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광저우에 입국한 붉은악마의 규모는 너무나 조촐했다. 총 3명에 불과했다.
대규모 해외 원정 응원으로 유명한 붉은악마가 이처럼 소규모로 구성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암표상이 티켓을 싹쓸이했다는 소식을 접한 붉은악마는 해외 원정 꿈을 대부분 접어야 했다. 한국 경기가 열렸던 스타디움에 교민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건 관심 부족이 아니라 티켓 자체를 구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대한체육회에서도 ‘축구나 야구 종목의 티켓을 구할 방법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절규가 터져 나왔다.
일부 ‘붉은악마’ 회원이 힘들게 구매한 입장권은 무용지물이 되기도 했다. 김모씨는 “조 1위를 할 줄 알고 16강 티켓을 구입했는데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바람에 티켓이 무용지물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붉은악마 3명은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처음에는 대한축구협회와 대한체육회에 부탁했지만 ‘구매 불가’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광저우 한인체육회에 부탁을 한 결과 겨우 티켓을 구해 붉은악마는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한중전을 관전할 수 있었다. 김모씨는 “안 되면 1,000위안(18만원)이 넘는 암표까지 살 작정이었다. 경기 전까지 티켓을 구해 천만다행”이라며 “8강전까지 보고 갈 계획이고, 4강에 진출하면 붉은악마 20여명 정도가 더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텐허경기장에서도 암표상들의 횡포가 이어졌다. 이미 야구 한국과 대만전 암표 가격이 3,300위안으로 본래 가격보다 330배 뛴 바 있다. 이날 한중전 축구 티켓은 1,000위안까지 뛰어올랐고, 광저우 한인체육회 150명도 원래 티켓 가격의 30배인 300위안을 주고 경기를 관전해야 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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