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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김정미 "총 쏘는 게 애들 키우기보다 더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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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김정미 "총 쏘는 게 애들 키우기보다 더 쉬워요"

입력
2010.11.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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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사격수’의 눈물은 짠했다.

여자 사격대표팀의 ‘맏언니’ 김정미(35ㆍ인천남구청)는 15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이윤채(28ㆍ우리은행), 권나라(23ㆍ인천남구청)와 호흡을 맞춰 금빛 총성을 울렸다. 합계 1,775점을 받은 한국은 태국(1,763점)과 중국(1,760점)을 제압하고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김정미는 참아왔던 눈물을 보였다. 95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정미는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밟았다. 98년 방콕 대회에서는 미혼이었던 김정미는 이번 대회에서는 ‘아줌마 사격수’로 출전해 의미가 남달랐다.

올해 1월부터 창원의 사격장에서 훈련했던 그는 아이들과 남편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 훈련으로 인해 김정미의 두 딸 임세연(8)과 서연(6)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가 번갈아 가면서 돌봐야 했다.

창원에서 인천까지 거리가 멀었지만 김정미는 두 딸을 보기 위해 자율 훈련 시간과 외박 때면 어김없이 가족을 찾았다. 한 달에 버스 비용만 30만원 이상이 들 정도였다. 사격과 가족 둘 다를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원거리 이동’과 훈련의 고단함을 잊은 채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김정미는 “두 딸에게 엄마는 자랑스러운 사람이라고 떨어져 있어도 슬퍼하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로서 곁에서 돌봐줄 수 없는 게 항상 미안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정미는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면서 다시 한번 ‘자랑스런 엄마’가 됐다. 경기 후 친정 어머니와 통화에서 “고생했다”라는 말을 듣고선 다시 한번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그는 “금메달로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서 기쁘다”며 눈물을 훔쳤다.

임신 7개월인 상태에서 출전한 김윤미(서산시청)에 이어 김정미는 ‘아줌마 명사수’의 힘을 보여줬다. 그는 “한국 아줌마의 힘은 역시 대단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사실 총 쏘는 게 애를 키우는 것보다 더 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줌마 명사수’의 꿈은 광저우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는 “런던올림픽도 있고 고향인 인천에서 열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계속해서 달려나갈 것”이라고 또 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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