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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문화재단 심청효행상 대상 문세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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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문화재단 심청효행상 대상 문세인양

입력
2010.11.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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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인(17)양은 매일 아침 일어나면 할머니(69)를 먼저 살핀다. 10여년간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아온 할머니는 문양 없이는 화장실도 못 가고, 식사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섯 살이던 1999년 부모가 이혼해 흩어져 살게 된 지 11년.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72)와 남동생(15)까지 챙기며 가장 노릇을 해 온 문양의 얼굴에선, 하지만 구김살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는 “가족이 없는 아이들도 있는데,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셔 큰 힘이 돼줘 안 힘들다”고 할 정도로 낙천적이다.

가천문화재단은 15일 문양을 제12회 심청효행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학업성적도 우수한 문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할머니를 보며 의사의 꿈을 키워 왔는데, 반드시 꿈을 이뤄 돈 없는 사람을 돌보는 봉사로 꼭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시집와 홀로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있는 다오 티프엉(29ㆍ베트남)씨는 다문화가정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2006년 충남 공주에서 농사를 짓는 남편과 결혼해 오순도순 지냈으나 2년 만에 간경화를 앓던 남편과 사별했다. 출산 직후여서 농사일을 감당할 수 없었고, 가세도 급격히 기울었다. 노령(83)으로 기력이 쇠해 목발이 없으면 외출이 불가능한 시어머니도 며느리가 안타까웠는지 “베트남으로 돌아가 살라”고 했을 정도. 그러나 다오 티프엉씨는 식당에서 일하며 10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으로 시어머니와 아들(2)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내왔다.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다오 티프엉씨는 “시어머니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순천외국인한글학교는 다문화도우미상을 수상했다. 이 단체는 2003년 순천 지역 영어교사 예닐곱 명이 한국에 사는 필리핀 등 영어권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로 시작했다. 호응이 좋아 베트남 중국 등 7개국으로 확대돼 500명이 수료했고, 현재도 10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자원봉사 교사도 20여명으로 늘어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합창단도 꾸리고 있다. 문왕철 대표는 “교육 문화 등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주민 자녀를 위한 다문화 가정 대안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재단은 23일 오전 11시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시상식을 열고, 이들에게 각각 상패와 장학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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