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65) 여사가 가택 연금에서 석방된 지 이틀째인 15일 "미얀마에서 비폭력 혁명을 이끌겠다"고 향후 구상을 밝혔다.
수치 여사는 이날 영국 BBC와 양곤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우리는 '벨벳 혁명'과 같은 것을 추구해야 한다"며 "벨벳 혁명은 군사적인 상황 속에서 어색하게 들리니 '비폭력 혁명'으로 지칭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큰 변혁을 혁명이라고 한다면 비폭력과 폭력의 형태가 있을 것이고, 우리는 비폭력 혁명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군부와의 대화 기회도 갖겠다"며 "군부가 몰락하기 보다 진정한 프로의식과 애국심을 갖은 형태로 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국의 민주화 가능성에 대한 믿음도 드러냈다.그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미얀마에는 반드시 민주화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석방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군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우리 국민들이 자유로워질 때까지 나도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고, "재구금 가능성을 우려해 이런저런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구금도 각오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 여전히 투옥ㆍ연금상태에 있는 2,200여명의 정치범에 대한 조속한 석방도 요구했다.
이는 허울뿐인 민정 이양이 예상되는 미얀마 정치권에서 수치 여사가 최일선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수치 여사는 지난 7일 실시된 총선에 대해 공정성 의문을 제기하며 "총선에 불참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향후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의 불공정성을 밝히기 위해 활동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수치 여사의 역할이 주목되는 것이다. 독일 dpa통신은 수치 여사가 15일 NLD 당사에서 야당 총재 업무를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수치 여사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정당 등록을 거부해 해산된 NLD의 법적 지위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수치 여사는 미얀마에 대한 서방의 제재 해제할 것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망했다. 미얀마에 대한 제재가 군부보다는 서민 등 엉뚱한 사람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고 해도 서방은 수치 여사의 연금 해제만을 보고 대 미얀마 제재를 해제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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