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본입찰 마감을 하루 앞둔 14일 현대건설 채권단을 비롯한 현대그룹, 현대ㆍ기아차의 관계자들은 밤늦게까지 분주한 하루를 보내며 신경전을 펼쳤다. 앞서 12일에는 채권단이 갑자기 입찰서류 제출 장소를 변경키로 통보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마감 전날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을 논의했다. 앞서 12일에는 본입찰 서류접수 장소를 인수의향서를 받았던 메릴린치 서울사무소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받을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측은"장소 변경은 처음 있는 일인데다 그것도 마감시간을 불과 5시간 앞두고 변경 장소를 알려주겠다는 건 뭔가 석연치 않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채권단 관계자는"본입찰 서류가 몇 박스 분량이어서 접수장소에서 심사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 보안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아예 심사장소에서 서류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11일에는 현대건설의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가 갑자기'비가격 요소도 중요해 질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낸 것을 두고도 현대그룹은"그동안 밝혔던 원칙과 비슷하지만 입찰에 임박해 자료를 내놓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정책금융공사가 밝힌 비가격 부문 항목 중 자금조달 방안, 재무능력 및 신용도 등의 평가항목의 비중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탄탄한 자금력을 가진 현대ㆍ기아차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도 11일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 환영리셉션 자리에서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잘하고 있다"며 인수에 자신감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입찰 마감까지 두 그룹은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결과가 발표되기까지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르면 16, 17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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