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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체벌금지 18가지 대응 매뉴얼/ '지각생에 노래 시키기' 대체벌 실효성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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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체벌금지 18가지 대응 매뉴얼/ '지각생에 노래 시키기' 대체벌 실효성 있을까

입력
2010.11.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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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은 노래 부르게 하기', '용의복장 위반하면 학교 규정을 숙지하도록 반복해 노트에 적게하기'…

이달부터 체벌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14일 이런 내용의 '문제행동 유형별 학생생활지도 매뉴얼'을 내놓았다. 일종의 대체 벌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원단체 등 교육계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 시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대체 벌 매뉴얼은 우선 학교에서 생길 수 있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크게 18가지로 분류했다.

등교 후 배회, 지각, 용의복장 불량, 교문 외 학교 출입, 소지 금지 물품 휴대, 음주 및 흡연, 교사 지도에 대한 불손한 언행, 수업 전 학습 준비 미비 등이 들어 있다. 또 학습 태도 불량과 학습 지도 방해, 학교 및 타인 물건 파손, 급식 질서 위반 등도 교사들이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유형에 포함시켰다.

시교육청은 행동 유형별로 대응책도 제시했다. 교사들이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들을 지도하라는 방법론이다.

지각하면 노래를 부르게 하거나 음주측정기를 사용해 음주 여부를 판별해 내는 식이다.'이렇게도 할 수 있어요'부분에서는 일선 교사들의 경험을 토대로 체벌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3개씩 선보이기도했다. 담을 넘어 등교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뒤 해당 학생에게 보여줘 반성 기회를 주거나, 수업 중 떠들거나 돌아다니는 학생에게 1분 동안 교사가 하는 행동과 말을 빠지지 않고 쓰도록 하는 등의 이색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다. 특히 이런 대체 벌도 효과가 없을 경우에 사용토록 한'그래도 안 될 때는'부분에선 벌점 부여, 성찰교실 참여, 학부모 전화 상담, 선도위원회 개최 등 극약 처방을 4~5개씩 활용토록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뉴얼에 제시된 대체 벌 방안들이 현장에 착근되면 체벌 전면 금지 조치 시행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런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 행동에 대한 실질적 제재 보다는 학생을 이해시키는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매뉴얼이 제시한)변형교복 압수, 재활용 교복 교체 방안 등은 학생들이 거부할 때 뾰족한 방법이 없고, 염색 및 파마를 한 학생에게 청소년 두피 건강 해칠 우려를 이해시킨다는 것이 과연 실효성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체벌 전면금지 이후 음주, 흡연 학생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마당에 음주ㆍ흡연 측정기를 도입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일부 방안들은 이미 학교 현장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실패작'으로 판명난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교총의 설명이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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