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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버티는 아일랜드… 커지는 유로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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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버티는 아일랜드… 커지는 유로존 위기

입력
2010.11.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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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가 국제사회로부터 구제금융 요청 압박을 받는 가운데, 포르투갈 정부도 15일(현지시간)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상황"임을 사실상 인정하고 나섰다. 이에 일명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발' 초대형 경제위기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로 휘청거렸던 유럽이 다시 심각한 위기 국면에 빠진 것이다.

16일자 영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에 대해 "단순히 한 나라의 문제에 기인한 위기가 아니므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모두의 문제인 만큼 유로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10%에 근접한 포르투갈이 조만간 유로존에 손을 내밀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FT는 이에 대해 "리스본 정부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재정난이 전염병처럼 전 유럽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아일랜드 정부가 구제금융을 요청하라는 압박에 대해 "자금이 충분하다"며 거부하는 자세는 결국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유럽중앙은행(ECB)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일랜드 정부의 결단력 부족이 금융시장 위기를 더하고 있다"며 "포르투갈 등 이웃국가의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부실투성이 아일랜드 은행들이 더욱 통제력을 잃게 될 것이다"고 보도했다. 에릭 닐슨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 입장에서 보면 아일랜드 정부가 위험한 게임을 한다고 의심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일랜드가 국가재정 지원이 아닌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유로존 지원을 놓고 ECB와의 협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지 신문 아이리쉬타임스는 16일 ECB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EU가 아일랜드에 8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제안했으며, 수용 방법과 액수를 놓고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 BBC는 "아일랜드가 정부차원의 지원을 받을 경우 필요 이상으로 유럽연합의 경제적 통제에 놓일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유로존에 곧 은행권 직접지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와 달리 공공부채가 적고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아일랜드가 굳이 재정지원을 요청해 이웃국가들의 경제 간섭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 또다른 휴화산 스페인의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은 16일 브뤼셀에서 열린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을 흔드는 채무위기에 영향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히며 위기설을 일축했다. 이날 재무장관회의와 17일 EU 재무장관회의에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위기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집중 논의될 전망이어서 이르면 17일께 유로존 도미노 위기 해법이 나올 전망이다. 헤르만 반 롬푸이 EU의장도 "단일 통화체계에서 전염병처럼 퍼지는 부채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유로존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해 16일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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