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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이후/ "기축통화 달러 대안은…" 또다른 화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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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이후/ "기축통화 달러 대안은…" 또다른 화두로

입력
2010.11.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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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서울정상회의 이후 세계경제에 환율만큼이나 ‘뜨거운 감자’가 부각되고 있다. 새로운 국제통화질서의 구축, 쉽게 말해 ‘달러 기축통화체제’를 바꾸자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내년 11월 프랑스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핫 이슈로 다뤄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12일 서울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자신이 ‘제2 브레튼우즈 체제’를 논의하자고 주장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다음 회의의 의제로 ‘국제통화체제 개혁’을 첫머리에 올렸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같은 날 “(달러화를 대체할) 글로벌 기축통화 매커니즘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미국 관료 출신인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달러를 포함한 여러 가지 주요 통화를 기축통화로 삼는 새로운 금본위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환율전쟁도 따지고 보면, 잘 지탱되지 않는 달러패권체제의 산물인 만큼 국제통화질서를 바꿔야 한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터. 서울선언에서도 미국 달러화가 유일한 기축통화로 쓰이는 현재의 변동환율체제에 대해 “갈등과 취약점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평가하고, “안정적이고 잘 작동하는 국제통화체제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자”고 명문화됐다.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기축통화를 미 달러화가 아닌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으로 바꾸되, 바스켓에 중국 위안화와 브라질 헤알화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력히 주장했다. SDR은 IMF 회원국들의 출자금을 표시하는 가상의 화폐단위인데, 현재 미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의 바스켓 형태로 구성돼 있다.

SDR을 포함해 새로운 통화질서구축 필요성이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년 전부터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져 왔다. 하지만 격한 환율전쟁을 치른 상태에서, 또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각국 정상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통화질서개편 주장은 과거와는 무게감부터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프랑스의 주장이 주요 20개국의 동의를 얻은 데는 이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2차 양적 완화가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경제가 기축통화에 걸맞게 강건하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런 지위를 지탱할 만한 펀더멘털이 되지 않다 보니, 국내 경기부양 목적으로 국제적 기축통화(달러)의 가치를 자꾸 끌어내리게 됐고 이로 인해 환율전쟁이 벌어지게 됐던 것. 한마디로 양적완화는 미국으로선 불가피했을지 모르지만, 기축통화국다운 행동은 아니었다는 게 국제사회의 평가이고, 이는 결국 새로운 통화질서구축 논의를 촉발시키게 됐던 것이다.

물론 새로운 국제통화체제, 즉 새로운 기축통화 논의가 1년 만에 결론이 날 사안은 아니다. 1931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포기한 후 브레튼우즈 체제가 설립된 1944년까지 10여년이 걸린 것처럼 이번 논의도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당장 내년 1월 프랑스의 제안으로 중국에서 이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로 한 데서 알 수 있듯, 새로운 통화체제의 논의는 분명히 시작됐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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