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가 김환기(1913~1973), 유영국(1916~2002), 이중섭(1916~1956), 장욱진(1917~1990), 백영수(88) 등 신사실파 작가 5명을 조명하는 '유영국의 1950년대와 1세대 모더니스트들'전을 열고 있다. 1947년 '새로운 사실을 표방한다'는 기치 아래 결성된 신사실파는 해방과 전쟁 등 등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싹을 틔웠다.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발굴돼 첫 공개되는 유영국의 1950년대 작품 5점이다. 배와 등대를 연상시키는 작품 속 이미지들은 전쟁을 피해 고향 경북 울진에서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리던 작가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적 정서를 단순한 구도에 담은 김환기의 '푸른 풍경'(1951), 소달구지를 타고 가는 가족의 모습을 애틋하게 그린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1954), 원과 사각형으로 동심의 세계를 표현한 장욱진의 '아이'(1957) 등 50여 점이 한 자리에 걸렸다. 자연과 일상을 소재로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었던 신사실파의 그림에서 시대의 아픔을 넘어서는 힘과 따스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12월 5일까지. (02)3217-0233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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