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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이후/ 美 대신 中과 공동전선 '반란' 메르켈 최대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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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이후/ 美 대신 中과 공동전선 '반란' 메르켈 최대 승자

입력
2010.11.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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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경상수지 목표제(가이드라인)의 구체적 수치 제시와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 저평가 금지를 관철하려 했던 미국. 당초 미국은 서울 정상회의에서 두 의제의 타깃인 중국을 ‘주적’으로 설정하고 협상을 준비했지만, 서울 정상회의를 목전에 두고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바로 독일이었다. 최대한 에둘러 논평을 하거나 언급 자체를 회피한 다른 나라 정상들과 달리,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는 서울 정상회의 전부터 이례적으로 경상수지 목표제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강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메르켈 총리는 9일 한국 특파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경상수지 폭 제한 방안은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고, 미국의 양적 완화에 대해서는 “이번 G20 회의에서는 오히려 출구전략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서울에 와서도 거듭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앞선 발언이 ‘국내용’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는 G20 비즈니스 서밋 초청 연설에서 “경상수지 목표제는 경제적으로 유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ㆍ재정 측면에서도 효과가 없다”고 못박았다.

결과적으로 G20이 환율ㆍ경상수지 문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합의 수준에 머물렀던 데는, 중국의 반대와 함께 독일이 공조에서 이탈하면서 대중(對中) 포위망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점, 어쩌면 독일과 중국이 반미(反美)연합전선을 형성하게 된 게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상수지 흑자 폭 제한 및 미국의 양적 완화는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독일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였다.

미국의 거센 요구를 저지한 메르켈 총리에 대해서는 이번 ‘G20 정상회의의 최대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그리스를 지원하는 문제에서 큰 영향력을 과시한 독일이 G20에서 독자 노선을 관철한 것을 계기로 유럽연합(EU) 내에서 보다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독일의 전통적 맞수인 영국 등에서는 경제력을 등에 업고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메르켈 총리를 마땅치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흑자를 유지하려는) 메르켈의 고집이 유로화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고, “독일이 경상수지흑자로 번 돈으로 자기 들에게 유리한 유로화 체제를 지키려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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