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 동안 과세하지 않았던 골드뱅킹(금 통장)에 대해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도 소득세를 부과할 방침이어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4일 “규정이 모호하다는 과세 당국의 유권해석 요청에 따라 최근 내규심사를 열고 2009년 1월부터 발생한 소득분에 대해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소득세법 및 시행령상 배당소득 과세에 대한 내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특별히 법령을 고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은 ‘개인이 일정한 법적 요건을 갖춘 집합투자기구로부터 분배 받은 이익은 매매 및 평가손익 종류를 불문하고 배당소득에 과세한다’는 소득세법 시행령이 적용된 시점.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골드뱅킹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익뿐 아니라 지난해 1월 이후 새로 만들어진 기존 통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15.4%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금융소득이 4,000만원 이상인 경우 금융종합소득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에, 최고 38.5%의 세율로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골드뱅킹은 은행을 통해 금을 사면 통장에 보유수량이 남는 상품. 금 1g이 10만원일 때 20만원을 입금하면 금 2g이 통장에 적립되는 식이다. 잔고에 금액이 아닌 금의 양이 기재되기 때문에 금값이 오를 수록 더 많은 돈을 인출할 수 있게 되는 셈. 골드뱅킹은 주로 고소득층의 자산 보유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금값이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지금까지 비과세로 판매된 골드뱅킹에 갑자기 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발생 소득분까지 소급해서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라서,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는 설명을 듣고 가입한 기존 가입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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