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 14일 이틀간 일본 요코하마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결과를 충분히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APEC의 신성장 전략과 G20의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정책은 서로 유사점이 많아서 앞으로 전략적 연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금융위기에 대한) 위기 의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양보와 타협으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강조한 뒤 서울 액션 플랜,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 서울 G20 정상회의 성과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의 설명은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간 총리는 개막 인사말에서 “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신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 함께 박수를 보냅시다”라고 제안해 참석한 정상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어 APEC 참가 정상들은 잇따라 서울 G20 정상회의를 높이 평가하는 언급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서울에서 탁월한(outstanding)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성공시키는데 협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이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다.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울 G20 회의가 환율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 점을 들어 “외국 정상들의 덕담은 G20 준비가 잘 됐다는 뜻을 담은 것이지 주요 의제에서 성과를 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1차 회의가 끝난 직후인 13일 오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심화∙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으로 이동하기 직전 청와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원자력발전소 건설, 방위산업, 기반시설 건설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과 에르도안 총리는 흑해 연안의 시놉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향후 꾸준히 협력하기로 했다.
요코하마=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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