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공기권총에서 3관왕에 오른 이대명(22∙한국체대)은 ‘맏형’ 진종오(32∙KT)의 뒤를 이을 ‘될 성 부른 떡잎’으로 기대를 모으긴 했지만 그가 이번 대회에서 대박을 터트릴 줄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대명은 고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실전 경험이 중요한 사격에서 그는 ‘열등생’이었던 셈. 첫 출전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공기권총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고, 2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진종오와 함께 메달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지만 공기권총 10위, 50m 권총 20위에 그쳤다.
그러나 같이 출전한 진종오가 개인전 정상에 오르는 감동을 가슴에 새긴 이대명은 지난 8월 독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진종오, 한승우(27∙창원시청)와 함께 50m 권총 단체전에서 한국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자신감을 쌓아갔다.
이대명은 10m 공기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탄중량같은 세계적인 선수와 처음 결선을 치르다 보니 많이 긴장돼 첫발에서 실수를 했다. 하지만 실수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며 “어제 사실 썩 잘하지 못했는데 (진)종오형과 (이)상도형이 잘해준 덕에 금메달을 따고 부담감을 덜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대명은 대표팀에서 줄곧 진종오와 함께 방을 썼다. 개인 우승을 확정 짓고 나서도 가장 먼저 진종오에게 축하인사를 받은 이대명은 옆에서 모범을 보여준 선배에게 공을 돌렸다.
이대명은 자신의 기록 향상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는 선수로 이름 나 있다. 취미 생활도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낚시와 사진 찍기에 몰두할 정도. 김선일 대표팀 코치는 “고 3때부터 줄곧 지켜봤는데 단점이 없는 선수”라며 “집중력이 좋고 강심장이다”라고 극찬했다. 김 코치는 이어 “컨디션만 좋으면 금메달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며 “진종오와 함께 한국 사격을 이끌 쌍두마차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