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패드를 찍고 아시아 신기록을 확인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포효와 함께 손바닥으로는 수면을 강타했다. '빨간 머리' 박태환(21ㆍ단국대)의 금메달 세리머니였다.
14일 중국 광저우의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 박태환은 기대대로 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기록은 1분44초80. 종전 기록을 0.05초 앞당긴 아시아 신기록이었다. 은메달은 중국의 기대주 쑨양(1분46초25), 동메달은 일본의 마쓰다 다케시(1분47초73)의 몫이었다. 박태환의 최대 라이벌 장린(중국)은 1분48초10으로, 박태환에 3초 이상 뒤진 4위에 그쳤다.
2006년 도하대회 3관왕 박태환은 2회 연속 아시아 챔피언에 오르면서 고(故) 조오련, 최윤희, 지상준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우승한 네 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특히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2연패는 박태환이 한국 최초이고, 일본의 이와사키 구니히로(1966, 1970년) 이래로 40년 만이다.
쑨양(4레인), 장린(5레인)에 이어 예선 3위로 결선에 진출, 3레인에서 출발해 시작부터 선두로 나선 박태환은 끝까지 1위를 놓치지 않은 끝에 여유롭게 정상에 올랐다. 특히 마지막 턴 뒤 50m 스퍼트에서는 2위 쑨양을 발끝으로까지 밀어내며 범접할 수 없는 최강자임을 확인했다. 구간별로는 50m 24초78, 100m 51초39, 150m 1분18초03으로 한 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4년 전 도하대회에서 자유형 200m, 400m, 1,500m 우승으로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에게는 아시안게임 4번째 금메달이자 8번째 메달이다. 박태환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쌓고 있다. 아시안게임 한국 수영 최다 금메달을 보유한 최윤희(5개)의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고, 수영 최다 메달리스트인 한규철(한국ㆍ11개)에게도 3개차로 다가섰다.
작년 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한 종목마다 결선 진출에 실패했던 박태환은 마이클 볼(호주) 코치와 손을 잡고 8월 팬퍼시픽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올해 세계 최고기록으로 부활, 광저우에서의 금빛 물살을 예고했다. 대회 직전 빨간색으로 머리를 염색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던 박태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성적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박태환은 " 아직 시작일 뿐이다. 첫 출발이 좋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앞으로 해야 할 종목도 많고 반도 치르지 않았다. 쑨양은 경쟁심이 무척 강해 무서운 선수인줄 알았지만 굳이 긴장하지는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태환은 16일 자유형 400m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노린다.
한편 박태환은 이날 금메달로 자유형 400m에 이어 200m에서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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