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해외주재 대사로부터 4,500달러(약 500만원)를 뜯어낸 아프리카 블랙머니사기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4일 해외 금광채굴업자의 유산 600만달러를 대신 투자해달라며 전직 대사 함모(65)씨에게 접근해 보관료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라이베리아인 C(30)씨를 구속하고, 이를 도운 G(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나 주범 A씨는 수사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 있어 사법처리가 불가능하다.
경찰에 따르면 아프리카 가나의 ‘아두’ 변호사라고 소개한 A씨는 이달 초 함씨에게 전화해 “싱가포르에 함께 주재했던 가나 대사로부터 당신을 소개받았다. 반군에게 암살당한 금광채굴업자의 유산 600만달러가 든 돈가방 두 개를 특수 처리해 보관해놨으니 찾아서 투자해달라”고 제안했다.
이후 돈가방을 들고 찾아온 행동대원 C씨와 G씨를 만난 함씨는 서울 한남동의 한 모텔에서 이들이 가방에서 꺼낸 검게 변색된 지폐 5장을 화학약품에 넣어 100달러짜리 지폐로 바꾸는 시연(블랙머니)을 보고 보관료로 4,500달러를 낸 뒤 검은색 지폐가 가득한 가방을 건네 받았다.
며칠 뒤 아무래도 믿기지 않았던 함씨가 경찰에 확인한 결과 가방에 들어있던 검정 지폐다발은 모두 돈이 아니라 평범한 종이였다. 경찰은 “함씨와 친하게 지냈던 가나 대사 이름까지 대면서 친분을 강조하자 함씨가 투자처를 알아보기 위해 돈을 건네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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