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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유학 온 아이들 "김치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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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유학 온 아이들 "김치 만들었어요"

입력
2010.11.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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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마을에서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의미를 깨달았어요."

도시에서 산촌마을로 유학을 온 어린이들이 직접 재배한 배추로 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펼쳐 화제다. 주인공들은 강원 양양군 서면 공수전리 철딱서니 학교 양양산촌 유학센터 소속 어린이 33명. 이들은 14일 배추 800여 포기로 김장김치를 담가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이웃 20가구에 전달했다. 이마에는 구슬땀이 흘렀지만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다. 양양으로 자식을 유학을 보낸 학부모도 찾아와 여기에 힘을 보탰다.

특히 김장용으로 쓰인 무, 배추는 모두 어린이들이 방과 후 활동을 통해 재배한 것으로 의미가 남달랐다. 조상혁(13)군은 "모든 것이 서툴지만 우리가 직접 기른 채소로 김치를 담가 이웃들이 넉넉한 겨울을 보내는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 양양 철딱서니학교는 도농교류를 목적으로 지난해 초 문을 연 방과후 학교 개념의 사설 교육기관이다. 현재 33명의 도시 어린이가 유학을 와 6명의 교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정규 교육은 인근 서면 상평초교 공수전 분교와 양양중학교에서 받고, 방과 후에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방과후 프로그램은 봄철 모내기에서부터 가을철 벼 베기에 이르는 논밭 농사짓기를 비롯, 계곡 탐사 및 트레킹, 물고기 잡기, 유적지 견학, 지역 축제 참가, 글쓰기 등 다양하다. 김장 담그기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전통으로 굳어지고 있다.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가슴이 따뜻한 인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컴퓨터 게임을 하지 못해도 아이들은 항상 즐겁다.

특히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강조하는 것도 이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목표. 이날 김장 봉사활동도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또 어린이들은 다가오는 겨울방학에 네팔을 방문, 마을 우물파기 봉사활동과 함께 보건진료소 건립을 위한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현덕(36) 철딱서니학교 양양산촌유학센터장은 "김장나누기 등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매년 마련하고 있다"며 "지역의 어른을 가족같이, 양양을 고향 같이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양=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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