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로 받은 10만달러를 변기에 내리라고 지시한 미국 정치인의 뻔뻔한 증거인멸 행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주인공은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메릴랜드주 프린스 조지 카운티 전 행정관 잭 존슨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4년 여의 추적 끝에 덜미가 잡혔다. 13일 CNN 등 미 언론들이 전한 존슨의 공술서에 따르면 그는 집 앞에 수상한 여성 2명이 대기하고 있다는 부인의 다급한 전화에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존슨은 부인에게 “즉시 위층으로 가서 서랍을 살펴봐”, “가서 수표를 찢어”라고 지시했고, 화장실 변기에 넣으라는 뜻이냐는 부인에게 “물을 내려버려”라고 말했다. FBI 요원들은 이미 설치해둔 도청장치 덕분에 문밖에서 이를 듣고 있었고, 존슨의 증거인멸 혐의는 고스란히 녹취됐다.
이외에도 침실 지하실 등지에 은닉한 현금을 챙긴 부인이 허둥지둥하자 “브라에 넣든지 해서 담아”라고 말했고, 부인은 그대로 따랐다. FBI요원들이 존슨부인의 속옷에서 빼낸 현금은 모두 7만9,600달러(약 9,000만원)나 됐다.
검사 출신 엘리트 정치인의 파렴치한 행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존슨은 이런 내용들이 고스란히 녹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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