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두 살의 평화시장 노동자 전태일이 노동자도 사람이라며 근로조건 개선을 외치고 분신한 지 40년 된 13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0주기 행사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청계6가에 놓인 '전태일다리(버들다리)' 현판식을 열었다.
행사위원회는 '전태일다리'라고 쓰인 오석 현판을 다리 양쪽 끝에 설치했다. 임옥상 화백이 제작한 이 현판에는 약력과 추모시도 적혀 있다. 또 전태일이 근로기준법 개정을 요구하며 마지막으로 스러져 간 자리임을 나타내기 위해 평화시장 입구에는 불꽃 형상의 동판도 설치했다.
이날 현판식은 버들다리를 전태일다리로 개명하자며 행사위원회가 8월 26일부터 진행한 범국민 캠페인의 결과물이다. 학생, 영화인, 상인 등 각계각층의 호응 덕분에 서울시의회에서 '전태일 다리와 버들 다리를 병기한다'는 결정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앞서 35주기인 2005년에는 버들다리에 전태일 흉상을 설치하고, 양쪽 보도블록에 전태일 추모 동판을 새겨 넣는 작업을 했다.
한석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앞으로 전태일 기념관 건립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숭고한 뜻이 후세에 전달되도록 초ㆍ중학교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싣자는 범국민운동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판식에는 전태일의 여동생 전순옥씨,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조헌정 전태일재단 이사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현판식 후 묘역이 있는 경기 마석모란공원으로 옮겨 '40주기 추도식'도 거행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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