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유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서부 지역 고속도로는 주유하려는 버스와 화물차들이 도로변에 수㎞ 이상 늘어서면서 주차장이 되어버렸고, 남부 지역의 주유소들은 아예 문을 닫아버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공장들이 밀집한 남부지역에서 경유 재고량 부족으로 임시 폐점한 소매점이 2,000여개나 된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일부 경유를 판매하는 곳도 100위안~300위안(약 1만3,000~5만원)씩만 한정 판매하는 실정이다. 광둥(廣東)성, 저장(浙江)성, 장쑤(江蘇)성 등 남부지역에서 시작된 경유부족 사태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충칭(重慶), 다롄(大連), 우한(武漢) 등 대도시에 이어 북서부 지방으로 번지고 있다.
13일 신화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쓰촨(四川)성과 산시(陝西) 등 북서부 지역은 고속도로 인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한 트럭운전사는 “11일 산시성 닝찬(寧强)시 부근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9시부터 줄을 섰지만 오후 5시에야 주유할 수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대란은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이윤 감소를 우려한 정유사들이 공급을 크게 줄인 탓이다. 여기에 중국정부가 에너지 절감차원에서 전력공급을 제한하면서 공장들이 자구책으로 경유를 사용하는 자체 발전기를 돌리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중국 원유재고도 7개월째 감소하고 있어 난방수요가 느는 연말이 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10월 중국 석유기업들은 이미 하루 생산량 부문에서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풀가동하고 있지만 상황은 역부족이다. 증산과 함께 경유수입 등 긴급조치가 내려진 한편, 중국석유공사(시노펙)와 중국석유천연가스(CNPC)는 일단 각 주유소에 생필품을 운반하는 트럭과 버스 등에 우선적으로 경유를 공급하도록 지시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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