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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새로운 평화지역 파병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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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새로운 평화지역 파병 모델

입력
2010.11.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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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요청에 따라 UAE군 특수전 부대의 교육훈련을 지원할 특전사 병력 150명을 파병하기로 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거쳐 올해 안에 파병할 계획이며, 파병 기간은 내년 1월1일부터 2012년 말까지 2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한국과 UAE는 지난 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였고, 5월 한국을 방문한 UAE 왕세자가 특전사의 시범 훈련을 참관한 후 직접 파병을 요청했다.

UAE와 군사협력 목적

특전사 병력의 UAE 파병은 평화지역에 군사협력을 목적으로 파병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한국은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국제평화유지(PKO)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와 아프간 다국적군에도 동참했다. 또 소말리아 해적퇴치 작전 등, 분쟁지역과 안보위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돕기 위한 파병을 했다. UAE 파병은 이러한 분쟁지역 또는 위험지역에의 파병과는 달리, 우방국의 군사력 발전을 지원하는 새로운 군사협력의 틀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군사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군사고문단(military advisory group) 파견과 연합훈련 등을 통해 제3세계 국가의 군사발전을 지원해 왔다. 우리 역시 현대적 군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미 군사고문단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우방국의 군사력 발전 지원은 실제로 분쟁이나 위협이 발생하였을 때 지원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우방국 스스로 군사력을 길러 안보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군사협력은 경제협력과 달리 국가간 신뢰를 높이고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이다. 한국과 UAE의 군사협력은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제가 될 것이다.

흔히 '중동의 진주'로 불리는 UAE는 아랍 및 서방국가들과 두루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군이 지역 내전에 휘말리거나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UAE는 석유 매장량 세계 7위, 생산량 8위의 에너지 자원 부국으로 우리의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 전략에 아주 중요한 나라이다.

한국은 특전사 파병을 통해 우방국 UAE의 군사력 발전을 지원함으로써 UAE가 안정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다. 이는 우호관계 증진은 물론이고 우리의 국익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한국은 UAE 원전 건설 수주를 계기로 군 인사 및 정보 교류, 방위산업, 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군사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UAE에는 미국 영국 호주 등 10여 개국이 모두 7,500여명의 군 병력을 파견해 UAE군의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군사적 지원에 동참하는 것은 UAE뿐 아니라 주변 걸프 산유국에서 한국의 이미지와 위상을 높이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일부에서는 UAE 안팎의 군사적 분쟁에 얽힐 위험성을 제기하지만 안정된 정세에 비춰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또 만약의 경우에도 우리 군이 분쟁에 개입할 리 없다.

국익 다투는 외교 뒷받침

UAE 파병을 순수한 군사협력이 아니라 원전수주 대가라고 비하하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평화지역 파병 정책을 그처럼 협소한 경제적 이익 관점에서만 볼 게 아니다. 각국은 다양한 형태의 군사적 지원과 협력을 통해 큰 틀의 국제관계를 유리하게 이끌어 국익을 증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국익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우리도 대외 군사협력을 국가 외교와 국익 추구를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UAE 파병은 전략적 동맹 등 정치적 고려에서 우리 군 장병을 위험지역에 보내는 파병과는 사뭇 성격과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시도이고 도전이다. 사회 전체가 넓은 안목으로 이해하고 지지하기를 바란다.

박창권 한국국방연구원 정책기획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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