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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말하셨지… 시대에 맞는 음악을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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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말하셨지… 시대에 맞는 음악을 하라고

입력
2010.11.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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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기 선생님께서 ‘시대에 맞는 음악을 하라’며 결성을 제안하셨어요. 선생님께서 전통을 지향하듯 저희들은 대중화 혹은 세계화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어요.” 이화여대 국악과 대학원 출신으로 결성된 여울의 리더 지숙희씨가 말했다. 황씨의 제자로 이뤄진 가야금 4중주단 여울이 2집 ‘꿈꾸는 이야기’를 발표하고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한편 비슷한 시기, 스승 황병기씨는 제자들과 함께 ‘가락 그리고 이야기’라는 무대를 펼친다.

여울의 ‘Do What You Like’는 1960년대 에릭 클랩튼이 몸담고 있었던 블루스 록 그룹 블라인드 페이스의 강렬한 록을 국악화한 것이다. 고풍스런 하몬드 오르간 반주에 전자 기타는 마치 가야금처럼 농현하며 한껏 5음계의 멋을 부린다. 이때 판소리 전수자 이주은씨가 읊조리는 판소리 사설은 영어다. 팝송을 재료로 해 새로운 우리 음악 하나가 탄생한 것이다.이를테면 격렬한 퓨전인 셈이다. 그 근간의 논리가 국악으로 치면 시나위, 양악으로 하자면 잼(jam) 등 즉흥 협연이다.

‘잃어버린 가을’은 정반대의 뉴 에이지 풍이다. 그러나 오보에의 목가적 선율과 가야금을 병치, 흔히 듣던 뉴 에이지 선율에서는 맛보지 못할 차원을 선사한다. 가야금의 시김새로 녹아든 팝송 ‘Time In A Bottle’의 감흥도 색다르다.

여울의 콘서트에서는 오보에의 이병훈, 키보드 원영조, 보컬 이주은, 드럼 정태호, 베이스 오정택씨 등 5명의 게스트 연주자가 가야금 4중주의 선율을 감싼다. 27일 영등포아트홀. (02)720-3933

황병기씨는 ‘가락 그리고 이야기’에서 후배 국악인들과 함께 대표곡들을 연주, 창작 활동 50년을 정리하는 기회를 갖는다. 정악과 속악의 융합을 시도한 ‘숲’(1962)에서 페르시아의 도시 이름을 제목으로 딴 ‘하마단’(2000)까지 그의 작곡 여정을 일별할 수 있는 곡 7작품으로 구성한다.

막을 여는 ‘서곡’은 이지영(가야금), 한충은(대금)씨 등의 협연에 김기상씨의 액션 페인팅까지 가세, 황씨의 진보성을 강렬히 상징한다. 무대의 복합장르적 성격은 한국무용(김상진무용단), 현대무용(안은미) 등 수시로 등장하는 무용 공연으로도 확인된다. 12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48-4480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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