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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무대… 라이브 음악… 연극 밖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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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무대… 라이브 음악… 연극 밖에서 길을 찾다

입력
2010.11.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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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연극에서조차 무대와 객석이 엄격히 구분되는 데 대한 불편함 때문이죠. 암전도 없이 진행되는 이 극은 객석과 동일한 눈높이를 유지하자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어요.”

신생 극단 de drop(디 드랍)의 탄생을 알릴 ‘노라’s choice’의 연출자 이종석씨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자신이 연출한 뮤지컬 ‘쓰릴 미’에서 객석과의 벽을 허문 시도로 이미 관객의 호응을 산 경험이 큰 자산이다.

1970년대 이병복, 추송웅 등이 카페 공간을 소극장 무대로 전용했던 ‘카페 테아트르’는 가난했던 시대, 어떻게든 연극을 해나가려던 젊은 연극인들의 자구책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시대 연극 무대는 전통적 방식의 연극에서 배제됐던 재료들을 적극 끌어안아 새로운 연극성을 탐색해 가고 있다. 연극 무대와 실제 공간의 구분이 엷어지고 있다.

‘노라’s choice’의 경우, 공연장은 서울 청담동의 한 클럽이다. 화장실로 통하는 계단이나 무대상의 1, 2층 방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클럽을 극장공간화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 손질이 따라야 한다. 극단 de drop측은 “이 작품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없앤 채 상연이 진행되는 ‘리빙 룸 시리즈’의 출발을 알린다”며 “향후 체호프의 ‘갈매기’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도 유사한 방식을 통해 현대의 일상 공간 안으로 끌어 올 것”이라고 밝혔다.

‘노라’s choice’는 입센의 명작 ‘인형의 집’을 90분 단막으로 재구성, 이 시대 서울의 클럽에서 벌어지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윤리의식 등 풍속도를 그리는 작품이다. 김백호, 송윤희 등 출연. 12월 1~31일. 070-4242-4700

남산예술센터의 ‘누가 무하마드 알리의 관자놀이에 미사일 펀치를 꽂았는가?’는 불법 체류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공연장을 권투 경기장으로 꾸미고 격렬한 록의 실연까지 곁들이는 등 인간이 살아 있는 라이브 무대로서 연극의 참맛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홍대 앞 인기 인디밴드 얄개들의 현란한 연주가 그것이다.

한국에 불법 체류 중인 파키스탄 노동자 알리가 고국으로 강제 추방 당하는 상황을 기점으로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이 연극은 불법 체류의 딱지가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성찰하게 한다. 연출자 윤한솔씨는 자신의 극단 그린피그에서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 ‘진 앤 준’ 등 우리 사회를 풍자하고 공격하는 일련의 무대를 펼쳐왔다. 이번 작품을 위해 지난 3월부터 홍대 앞 인디밴드들을 탐색했다고 한다. 무대에 나오는 음악은 얄개들의 신보로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26일~12월 5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02)758-2122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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