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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 1위 식품회사 네슬레 피터 브라벡-레트마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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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 1위 식품회사 네슬레 피터 브라벡-레트마테 회장

입력
2010.11.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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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래 전 아주 작은 스위스 시장에서 시작했을 때부터 창립 5개월 만에 모든 유럽 국가에 진출했을 만큼 글로벌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진해 왔다.”

세계 1위 식품회사 네슬레를 최고경영자(CEO)로 11년간 이끌고 현재는 이사회 회장으로 경영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피터 브라벡-레트마테(66) 네슬레 회장이 밝힌 경영 전략이다.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 참석차 방한, 11일 행사 참가 CEO들의 공동성명 발표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네슬레가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식품 사업으로 110조원(2009년 기준)의 연 매출을 올리며 삼성전자 못지않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비결을 이 같이 설명했다.

1867년 설립, 세계 공통 브랜드와 일부 국가에서만 사용하는 브랜드를 혼용해 가며 시장을 넓혀 온 네슬레는 현재 8,000개가 넘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브라벡 회장은 “네슬레 제품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다”며 “생수 브랜드 산펠레그리노나 미국에서 유통되는 냉동식품 브랜드 스토퍼처럼 소비자가 네슬레로 인식하지 못하는 브랜드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네슬레의 또 다른 성공 비결로 꼽히는 과감한 기업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사업 다각화도 언급했다.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고, 헬스케어와 물 사업에서 리더가 되고자 하는 네슬레의 전략과 일치하면서 문화까지 맞는 기업을 찾는다면 M&A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네슬레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통합 경영전략의 일부”라는 브라벡 회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자선과 사회적 책임은 엄연히 다르다. CEO는 공공의 가치와 돈의 주인인 주주들의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도상국에 공장 설립 계획이 있는 경우 이 지역 인력 개발과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것은 공공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네슬레의 초기 진출 비용을 줄이는 셈이 된다. 따라서 네슬레는 영양, 건강, 식품의 글로벌 리더로서 2008년부터 ‘공동가치창조’(Creating Shared ValueㆍCSV)라는 이름으로 물, 영양, 지역개발을 키워드로 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스크림 판매원으로 출발, 입사 29년만에 CEO가 된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브라벡 회장은 개인적인 성공 비결에 대해서도 뚜렷한 철학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나는 단 한 번도 승진이나 보직 변경 등을 생각하며 일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매 순간 지금의 일을 즐겨 남들보다 조금 앞서 나갔던 행복한 세일즈맨이었을 뿐”이라는 게 그가 생각하는 성공 비결이다.

브라벡 회장은 이번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무역투자 분과 외국인 직접투자 회의의 컨비너(회의 주재자)로 활약하는 한편 공동성명의 발표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자국 보호를 위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국가 내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 어렵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며 “지속 가능한 경제 회복을 위해 민간 부문을 끌어들인 것은 훌륭한 아이디어였으며 준비와 구성도 무척 잘 돼 있었다”고 칭찬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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