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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전 히든카드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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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전 히든카드 찾아라"

입력
2010.11.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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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 본입찰(15일)이 3일 앞으로 다가오며 현대ㆍ기아차와 현대그룹의 막판 움직임이 분주하다. 양측 인수팀은 주말에도 전원 출근, 돌발 변수 등에 대비한 정보망 가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11일 현대그룹의 전략적 파트너를 약속했던 독일 M+W그룹이 참여 의사를 전격 철회한 데다가 현대건설 최대 주주인 정책금융공사에서 '비가격 요소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서는 등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와 현대그룹의 주말 물밑 접촉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독일 M+W그룹이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철회한 뒤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또 다른 투자자를 끌어오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이 중동 지역에서 탄탄한 인맥을 활용, '히든 카드'를 준비중이라는 시나리오까지 확산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미 동양종금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여,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현대그룹이 M+W의 중도 하차로 당황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마치 준비했다는 듯이 투자자를 찾아내고 기민하게 대응하자 긴장하는 쪽은 오히려 현대ㆍ기아차인 형국이다. 특히 재계에선 최근 현대그룹의 자금 동원 능력과 행보를 볼 때 인수전이 막판까지 상당한 접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실제로 현대그룹은 최근 보름만에 2조원 안팎의 실탄을 마련했다. 현대상선의 지난달 유상증자(3,967억원), 부산 신항만 지분 매각(2,000억원), 자사주 신탁 해지(3,778억원)등에 최근에는 5,000억원 규모의 기업 어음까지 발행된 상태. 여기에 현대엘리베이터가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현대로지엠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초 발행한 회사채와 현대상선의 현금 보유액 1조5,000억원 등을 더할 경우 현대그룹은 이미 4조원 안팎의 실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적정 현대건설 인수 자금으로 추정되는 3조5,000억~4조원은 일단 감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경영권을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입장에선 다소 위험 부담 등이 있더라도 사활을 건 승부수를 던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하는 대목이다.

물론 현대ㆍ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현금성 자산이 무려 10조원을 넘는 만큼 아직 객관적 화력은 현대ㆍ기아차가 우세하다. 그러나 현대그룹에서 추가로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할 경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M+W 대신 어떤 새 얼굴을 찾느냐가 현대건설 인수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과열로 인해 인수 가격이 너무 높아질 경우 향후 부담이 커지며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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