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개막을 이틀 앞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강남우체국에 정체불명의 소포가 도착해 소동이 빚어졌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평범한 과일상자로 보인 문제의 소포엔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번지 오바마의 딸 샤샤에게’라고 적혀있었다. 삼성동 159번지는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엑스의 주소다. 폭탄테러를 대비해 비상근무를 하던 터라 우체국 직원들은 소포를 뜯지 않고 즉시 X-레이투시기에 집어넣어 내용물을 분석했다. 동그란 물체 15개가 포착됐을 뿐 폭발물로 의심할만한 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안심하지 못한 우체국은 급기야 경찰특공대와 폭발물탐지견을 불렀다. 그 결과 소포 안에 들어있던 건 배였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가족을 위한 순수한 선물이었던 셈이다.
소포를 보낸 사람은 부산에 사는 배모(70)씨로 확인됐다. 그는 조사를 하러 온 경찰에게 “우리나라 국익을 위해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가족 없이 홀로 지내고 있었다. 배는 배씨가 직접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배씨의 마음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닿지 않았다. 경찰이 10일 저녁 소포를 배씨에게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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