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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FTA 신경 쓰인 듯 무거운 분위기 속 대북공조엔 '굳은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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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FTA 신경 쓰인 듯 무거운 분위기 속 대북공조엔 '굳은 악수'

입력
2010.11.1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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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볼 때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조금 더 만족스러울 것 같다.

이 대통령은 소기의 성과를 거의 다 이룬 듯하다. 먼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으로서 미국의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이끌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후 세계를 항해 G20 정상회의에서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 이 대통령의 짐을 가볍게 해주었다.

북한 문제에서도 한미동맹과 한미 공조를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호한 대북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을 지속한다면 고립될 것이고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한다면 한국과 미국, 전세계가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관계 발전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한미 정상이 재확인한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서울(남북관계 개선)을 경유해야만 워싱턴(북미관계 개선)으로 갈 수 있다는 신호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간을 벌었다. 한미 통상장관간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협상을 지속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청와대측은 이번회담을 FTA 협상 타결 시한으로 못박은 지난 6월 합의에 부담을 느껴왔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내적 파장이 상당한 이 문제를 처리하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무적 판단이 분분했다고 한다. 그래서 부담스런 타결을 미룬 데에는 국내 민심이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협상 타결의 타이밍을 한 템포 늦춤으로써 정치적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미국에게는 불만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FTA가 타결된다면 미국의 수출이 100억달러 증진된다”며 장시간 한미 FTA 타결의

이점을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의 FTA 관련 발언은 상당히 짧았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FTA에 관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언급을 의식, “몇 달이 아닌 며칠 또는 몇 주 내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받았다. 어느 정도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로 미뤄 회담에서는 FTA에 대한 미국측이 적극적인 의사 표시가 있었을 것이고, 한국은 나름의 국내 사정과 입장을 설명했을 것으로 유추된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오바마 행정부에게 불리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한미동맹 강화, 이 대통령의 FTA 타결 의지 확인 등의 수확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담에서 또 주목할 대목은 6자회담 재개에 관한 미묘한 시그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견에서 “우리는 어떤 적절한 시기에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의지 진정성을 전제로 한 언급이지만 이례적으로 ‘회담 재개’를 직접 거론했다. 한미 양국 모두 어떤 식으로든 6자회담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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