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1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면서 우리나라를 찾은 각국 정상들의 패션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여성 대통령과 총리 4명은 유명 스타 못지 않은 스타일로 주목된다. 화려한 옷차림에서 남성 정장을 입은 듯 수수한 모습까지 다양한 패션스타일을 지녔지만 지적이면서도 카리스마적이라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화려한 꽃무늬로 여성미 뽐내
‘남미의 힐러리’,‘새로운 에비타’로 불리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화려한 외모와 카리스마, 거침없는 언설로 유명하다. 빼어난 외모를 지닌 크리스티나 대통령은 전속 스타일리스트까지 둘 정도로 자신의 매력을 적극 표현한다. 해외를 방문할 때면 하루에도 옷을 여러 번 갈아입을 정도다. 그는 사적인 자리뿐 아니라 공식 석상에서도 남미 특유의 화려한 무늬로 된 블라우스와 주황, 빨간색의 액세서리까지 과감히 소화한다. 굵은 웨이브의 긴 머리와 눈매를 강조한 짙은 색조 화장은 우아함과 함께 강한 인상을 준다.
여성복 브랜드 앤디앤뎁 윤원정 디자이너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벨트를 사용해 허리선을 강조하거나 꽃 무늬로 된 원피스를 입어 올 시즌 유행하는 레이디 라이크 룩(우아하고 품위 있는 여성으로 보이는 옷차림)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 같은 극적인 스타일링이 부담스러우면 계절감을 살린 무채색이나 갈색 계열의 원피스를 택하는 것도 좋다.
메르켈 독일 총리- 수수한 옷차림으로 신뢰성 강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당선 전부터 옅은 화장과 짧은 머리, 수수한 패션 스타일을 선호해 왔다. 여기에 목걸이를 착용해 신뢰감을 주고 있는데 최근에는 보라, 초록과 같은 화사한 색상의 재킷을 입어 젊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는 주로 정장을 입는 메르켈 총리는 2008년 한 오페라하우스 개관식에 가슴이 깊게 파인 파격적인 옷을 입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의류 브랜드 데무의 박춘무 디자이너는 “둥근 얼굴형을 보완하기 위해 V넥 재킷을 주로 입으며, 자리에 따라 초록, 빨강, 검정과 같은 다양한 색을 입는 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세련미를 돋보이게 하려면 다양한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것이 좋을 것”고 덧붙였다.
길러드 호주 총리-검정+흰색 정장으로 이지적 이미지
올해 49세인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는 깔끔한 단발 머리와 군더더기 없는 정장 재킷을 착용, 보수적이면서도 이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날렵한 눈매와 콧날이 영화 배우 조디 포스터와 닮아 ‘조디 길러드’라는 별명까지 붙은 그는 단정한 얼굴만큼이나 얌전하고 격식을 차린 옷차림을 선호한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빨간 머리. 이는 그가 검정&흰색의 다소 밋밋한 색깔의 옷을 입지만 멀리서도 눈에 띄는 캐릭터로 만드는데 한몫하고 있다.
손정완 디자이너는 “그는 무채색 계열의 정장을 고수하는 반면 진주목걸이와 귀걸이, 반지 등 액세서리를 착용해 여성스러움을 드러낸다”며 “자주나 진한 회색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조언했다. 윤 디자이너도 “몸매를 드러내는 날렵한 디자인의 정장에다 넉넉한 모직 코트를 걸치면 한결 이미지가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프 브라질 총리 당선자- 터프에서 온화로 이미지 변신 중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총리 당선자의 패션 스타일도 관심사다. 호세프 당선자는 의원일 때에는 강렬하면서 수더분한 이미지를 연출해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총리에 당선된 뒤 그는 안경도 벗고, 화장하고,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빨간색이나 베이지색 재킷을 입어 온화한 여성 지도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제일모직 르베이지 윤정희 팀장은 “베이지와 와인색 같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색깔의 재킷과 바지를 입어 기품을 드러냈다”며 “여기에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로 깔끔함과 우아함을 살려 세련돼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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