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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韓中 정상회담

입력
2010.11.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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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가진 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의 위상 비교를 둘러싼 두 정상의 허심탄회한 대화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미묘한 한중, 북중 관계를 직접 대비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중국이 북한과 가진 특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아울러 대한민국과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한다”며 “과거 관계도 중요하지만 미래 차원에서 한중 관계를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중 대 북중 구도를 언급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런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올해에만 세 번째로 만나는 이 대통령이 그동안 마음에 담아둔 얘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북중 관계만큼이나 한중 관계를 중시해달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는 현재 상황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함축한다.

이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 발발 1달여 뒤인 올 4월30일 상하이 엑스포를 방문한 직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격 방중했다. 한국측에 김위원장 방중 정보가 사전에 전달되지 않으면서 한중 관계는 삐걱거렸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성명 채택과정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각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를 감안한다면 이 대통령의 발언에는 섭섭함도 묻어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나왔다고 한다. 회담에 앞서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회담은 천안함 사태를 뒤로 하고 한중 관계의 발전을 꾀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짚을 것을 짚은 뒤 미래를 설계하는 차원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후 주석의 발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양 정상의 대화가 상당히 진전됐다”고만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북한 개혁 설득 요청도 주된 화제였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게 중국의 과거 발전 경험 얘기를 많이 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따라갈 모델이 이웃에 있다고 생각하도록 더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후 주석은 즉답은 피한 채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북한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후 주석은 최근 진행됐던 남측의 대북 인도적 지원, 남북군사실무회담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측의 남북관계 개선 조치를 지켜보고 있으며 이런 것들이 남북관계 분위기 개선은 물론 한반도 정세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측에 보다 강도 높은 남북관계 개선 조치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환율 문제에서 미국과 각을 세우는 중국의 후 주석은 “한국측과 G20 정상회의가 성공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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