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의 군청이 있는 읍(邑)에서 차편으로 50여분 가량 떨어진 외딴 학교, 하일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매주 두 차례씩 직접 붕어빵을 구워 전교생 간식으로 제공한다.
전교생이라야 모두 45명. 학교가 파할 무렵이면 배가 출출하지만 군것질거리를 사먹고 싶어도 변변한 가게조차 없는 동네다.
이 학교 김성우 교장과 교사 11명은 이런 아이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찐고구마나 감자, 삶은 달걀 등으로 아이들 간식을 제공해오다 이달 들어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계절의 별미인 붕어빵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교사들은 붕어빵 틀을 사서 교무실 뒤 공터에 놓고 당번을 정해 매주 화, 목요일 두 차례씩 붕어빵을 구워 한 명당 2개씩 식혜와 함께 나눠주고 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선생님표 붕어빵’에는 스승의 따뜻한 제자 사랑까지 담겨 아이들에게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정예리(13ㆍ6년)양은 “붕어빵을 교실에서 먹을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다”며“선생님이 구워주신 따끈따끈한 붕어빵 맛 때문에 졸업이 가까워 지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성=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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